뜨거워진 한반도… 남방계 잠자리들 잇따라 북상 중

입력 2016-08-25 18:35

아열대지방 등에 서식하는 잠자리들이 최근 서울·경기도 등 중부지방에서 발견됐다. 온난화로 한반도가 더워지자 남방계열 잠자리들이 북상하고 있다는 의미다.

국립생물자원관은 한국 생물다양성 관측 네트워크(K-BON)의 관찰 결과 연분홍실잠자리 등 남방계열 잠자리가 중북부 지방으로 영역을 확장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25일 밝혔다. K-BON에 따르면 2011년부터 경기도 양평 등 중부지방에서 1마리씩 관찰되던 연분홍실잠자리가 올해 서울 강동구 길동자연생태공원에서 30마리 이상 발견됐다. 이 지역에서 짝짓기와 산란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뜻이다.

연분홍실잠자리는 전남 경남 등 남부지방 습지에 분포하는 남방계열 종으로 ‘국가 기후변화 생물지표 100종’에 포함돼 있다. ‘기후변화 생물지표’는 기후변화가 생물 분포에 미치는 영향을 관찰하기 위해 2010년 기후에 민감하고 생육상태와 분포 변화를 관찰하기 용이한 생물 100종이다.

같은 기후변화 생물지표 중 하나인 하나잠자리도 중부지방에 서식하는 것이 확인됐다. 1982년 제주도에서 처음 발견된 하나잠자리는 2011년부터 경기도 포천을 비롯한 중북부 지역에서 1∼2마리씩 관찰되다가 올해 포천과 강원도 고성에서 1∼5마리씩 발견됐다. 하나잠자리는 대만이나 일본 남부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대표적 아열대 곤충이다. 2010년 제주도에서 처음 관찰된 남색이마잠자리도 서식지가 넓어졌다. 남색이마잠자리는 지난해 전남 나주·함평, 올해 전북 군산에서 발견됐다. 국립생물자원관은 “남방계열 잠자리가 계속해서 중부지방에서 발견되는 것은 한반도 기후가 그만큼 더워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홍석호 기자 wi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