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산서 일본산 잎갈나무 퇴출… 토종수목으로 새 숲 만든다

입력 2016-08-25 21:05
민족의 영산 태백산에서 일본산 잎갈나무(낙엽송)가 퇴출된다.

태백산국립공원사무소는 내년부터 2021년까지 45억원을 들여 태백산 내 일본산 잎갈나무 50만 그루를 베어내고 토종수목을 심는 사업을 추진한다고 25일 밝혔다.

태백산국립공원사무소에 따르면 태백산 내 임야 8.2㎢에는 일본산 잎갈나무 50만여 그루가 있어 주목, 소나무 등 토종나무들과 이질감을 자아내고 있다. 일본산 잎갈나무 생육 규모는 태백산국립공원 면적 70.1㎢ 가운데 11.7%를 차지해 등산객과 주민들 사이에서 잎갈나무를 벌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일본산 잎갈나무는 일제강점시기인 1904년부터 국내에 들어왔다. 당시 일본은 태백산 일대에 탄광을 개발하면서 갱목용으로 토종수목인 ‘적송’을 베어낸 뒤 성장이 빠른 잎갈나무를 대체해 심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심어진 일본산 잎갈나무들은 수십년이 지난 현재 직경 60∼70㎝ 가량의 거목으로 자라 태양광을 차단하는 것은 물론 타감작용으로 키가 작은 토종 수목, 풀과 꽃 등의 생육을 방해하고 있다. 타감작용은 식물에서 일정한 화학물질이 배출돼 다른 식물의 생존을 막거나 성장을 방해하는 현상을 말한다.

태백산국립공원사무소는 올해 하반기부터 자연자원 조사를 벌여 태백산의 자원 현황을 파악하고 탐방로 훼손지 정비 등의 사업을 펼 계획이다. 또한 자연자원 조사 결과를 토대로 내년부터 일본산 잎갈나무를 베어낸 뒤 소나무 등 토종나무로 바꾸는 수종갱신 사업을 벌인다.

김진광 태백산국립공원사무소장은 “태백산국립공원 내 일본산 잎갈나무들을 벌목한 뒤 순수 토종 수목들로 새로운 숲을 조성해 생태관광지다운 면모를 지켜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1989년 강원도립공원으로 지정된 태백산은 지난 22일 설악산과 오대산, 치악산에 이어 강원도내 4번째 국립공원이 됐다. 태백산국립공원의 지역별 면적은 태백 51.2㎢, 영월 0.1㎢, 정선 0.9㎢, 경북 봉화 17.9㎢ 등 총 70.1㎢이다. 백두대간 핵심지역으로 2637종의 야생생물종이 서식하고 있으며 주목군락지와 한강의 발원지인 검룡소 등이 위치해 생태·경관적으로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태백=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