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바티칸 수교할라… 대만, 부총통 파견 ‘견제’

입력 2016-08-25 17:59
프란치스코 교황이 24일(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일반인 알현 행사에서 신도들의 손을 잡고 있다. AP뉴시스

중국과 바티칸 교황청의 수교 임박설이 나오는 가운데 대만도 발 빠르게 견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바티칸은 대만을 정식국가로 인정한 22개국 중 하나다.

대만 외교부는 24일 천젠런 부총통을 비롯한 대표단이 다음 달 2∼8일 바티칸을 공식방문한다고 밝혔다. 천 부총통은 가톨릭 신자다. 그는 부인과 함께 다음 달 4일 테레사 수녀 시성식에 참석하고 교황청 고위관리도 만날 예정이다. 대표단에는 쩡허우런 국가안보회 부비서장과 우즈중 외교부 차관이 포함됐다. 대만 고위당국자가 바티칸을 방문하는 것은 3년 만이다.

대만은 바티칸과 중국이 화해 움직임을 보이자 바짝 긴장했다. 교황청이 1951년 대만을 중국의 합법정부로 승인하면서 바티칸과 중국은 공식적인 외교관계가 없다. 특히 중국은 교황의 주교 서품권을 인정하지 않아 교황청과 갈등을 빚었다.

하지만 통혼 가톨릭 홍콩교구장은 이달 초 ‘베트남 모델’을 언급하며 “주교 임명 문제가 양해 단계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2011년 교황청과 베트남 정부는 양쪽이 모두 승인한 절차에 따라 주교 서품이 이뤄지도록 합의했다. 주교 임명 문제가 합의되면 중국과의 수교 가능성도 한층 높아진다. 이는 대만과의 단교를 의미한다.

대만은 “교황청과 대만은 종교 자유와 인권 등 많은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면서 천 부총통의 바티칸 방문에 기대를 나타냈다. 우즈중 차관은 “교황청과 베트남이 주교 서품 문제를 2005년 합의했지만 아직 수교하지 않았다”면서 중국과 바티칸의 수교 가능성을 일축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