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재호 “분식회계 지시한 적 없다”

입력 2016-08-25 18:09
‘5조원대 분식회계’를 주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고재호(61·구속 기소)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법정에서 “분식회계에 대해 몰랐고, 지시하지도 않았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판사 유남근) 심리로 25일 열린 고 전 사장의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고 전 사장 측 변호인은 “(대우조선에) 다소 분식회계가 있었던 걸로 보이긴 하지만, 과연 검찰이 주장하는 규모의 분식회계가 있었는지 의문”이라며 “고 전 사장은 분식회계를 알고 있었다거나 지시한 사실이 일절 없다. (분식회계 책임이 없으므로) ‘사기 대출’과 ‘임직원 성과급 잔치’에 대한 혐의도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늘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나온 고 전 사장은 “변호인 의견에 동의한다”고 짧게 말했다.

반면 고 전 사장과 분식회계를 공모한 혐의로 함께 기소된 김갑중(61) 전 부사장 측은 “회계기준을 어기고 허위 재무제표를 공시해 결과적으로 국가 경제에 막대한 손실을 초래한 책임을 통감한다”며 “응분의 처벌을 각오하고, 과오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분식회계 규모나 가담 정도, 고 전 사장과의 공모 여부 등은 일부 사실관계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재판부는 다음달 8일 한 차례 더 공판준비기일을 열기로 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