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일상이 된 ‘먹방’… 다양한 요구 까탈스러운 소비자 입맛 잡아라

입력 2016-08-26 00:10

‘먹방’(먹는 음식 방송)이 일상화되고 소비자들의 메뉴 선택권이 다양해지면서 외식업계가 이들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업체들은 신제품 주기를 평소보다 앞당기거나 소비자 요청으로 단종 메뉴를 재출시하는 등 노력에 나섰다.

이랜드 외식사업부가 운영하는 아메리칸 그릴&샐러드바 레스토랑 ‘애슐리’는 ‘크리미 애슐리’ 가을 신메뉴 7종을 출시했다고 25일 밝혔다. 통상 계절별로 한 가지 메뉴를 선보이기 때문에 시즌 메뉴는 4개월가량 운영되지만 이번 출시된 메뉴는 9월 말까지만 맛볼 수 있다. 신메뉴 출시 주기를 시즌별 1회에서 2회 이상으로 늘렸기 때문이다.

애슐리는 지난 6월에도 ‘알로하 애슐리’ 콘셉트로 신메뉴 11종을 선보인 데 이어 지난달 두 번째 여름 신메뉴 14종을 출시했다. 사실상 여름에만 두 가지 메뉴가 출시돼 기존 신제품 주기보다 빨라졌다. 이랜드 외식사업부 관계자는 “고객들에게 새롭고 다양한 외식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매 시즌 평균 두 차례 이상 메뉴 개편을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워홈이 운영하는 일식 레스토랑 ‘키사라’ 강남점은 아예 매일 다른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키사라 강남점은 ‘하루 정식’과 ‘야끼 정식’을 운영하며 동일한 메뉴를 선보이는 대신 매일 다른 일본식 반상 메뉴를 판매하고 있다. ‘집밥’처럼 소박하지만 정갈한 맛을 내세우기 때문에 자극적이지 않은 메뉴들을 매일 바꿔 선보이겠다는 전략이다.

CJ푸드빌 투썸플레이스는 예년보다 보름가량 빠른 올해 4월 ‘케이크 빙수’ 등 빙수 5종을 출시했고 지난 6월에는 생과일 빙수 2종을 추가로 선보였다. 올해 여름이 일찍 찾아온 데다 소비자들에게 신제품이 인기를 끄는 주기가 짧아지다보니 본격 여름 메뉴를 예년보다 미리 선보인 것이다.

신제품 주기를 당기고 새로운 메뉴를 반영하는 데는 이들 외식업계가 운영하는 ‘멤버십’ 데이터가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새로운 메뉴 하나가 히트를 하면 외식 브랜드가 흥행을 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피는 것은 필수적이다. 멤버십 데이터를 활용하면 지역별 매장 상권과 고객 방문 주기 등을 분석할 수 있고 멤버십을 통한 메뉴 만족도 조사도 할 수 있게 된다.

외식 통합 멤버십을 가장 활발하게 활용하고 있는 곳은 SPC그룹이다. SPC그룹은 파리바게뜨와 배스킨라빈스, 던킨도너츠 등 다양한 외식 계열사에서 한 번에 포인트를 적립·사용할 수 있는 ‘해피포인트’를 운영하고 있는데 자연스럽게 고객 방문 주기와 결제 메뉴가 빅데이터로 쌓이다 보니 이를 신메뉴 개발이나 프로모션에 활용할 수 있다. CJ그룹은 외식뿐 아니라 전 계열사에서 통합 가능한 ‘CJ ONE’ 멤버십을 운영 중이다. 이랜드는 지난 4월부터 외식 통합 멤버십 ‘이랜드잇(E:AT)’을 운영 중이다.

소비자들의 반응을 즉각적으로 메뉴에 반영하는 사례도 있다. SPC그룹 배스킨라빈스는 아예 소비자들이 원하는 맛을 아이스크림으로 출시하는 공모전을 진행하고 있다. 자신의 취향을 담은 아이스크림이 실제 ‘이달의 맛’으로 출시되기 때문에 맛 만족도뿐 아니라 브랜드에 대한 이미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또 단종됐던 ‘아이엠 샘’ 메뉴는 지난 6월 고객 성원에 부활하기도 했다. 프랜차이즈 한식 뷔페 풀잎채 역시 지난해 단종된 ‘도토리수제비들깨탕’을 소비자들의 요구로 올해부터 다시 출시했다.

글=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그래픽=전진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