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잠수함에서 南전역 ‘核공격’ 가능… SLBM 발사 성공

입력 2016-08-25 00:39
북한이 24일 오전 발사한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이 구름을 뚫고 수직 상승하고 있다. 김재현 이스타항공 부기장이 충남 천안 9㎞ 상공을 비행하던 중 미사일을 포착하고 사진을 찍었다. 김재현 부기장 제공
북한이 24일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 비행시험에 사실상 성공해 남한 전역이 SLBM 위협권에 들게 됐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오전 5시30분쯤 함경남도 신포 인근 동해상에서 SLBM 시험발사에 성공했다”며 “비행거리는 500㎞였다”고 밝혔다. 이는 북한이 현재까지 진행한 시험발사 가운데 가장 먼 거리다. 군 당국은 300㎞ 이상 비행 시 성공한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북한은 처음으로 SLBM 수중 시험발사를 한 지 불과 1년3개월 만에, 올 들어서는 세 번째 시험발사에서 비행시험에 성공했다.

북한 SLBM은 정상 고도인 300∼400㎞보다 훨씬 높은 400㎞ 이상 솟구쳤으며 50㎞ 상공에서 마하 10의 속도로 낙하한 것으로 알려졌다. 낙하 지점은 일본 방공식별구역(JADIZ)을 80㎞ 침범한 해상이다. 군 당국은 SLBM이 정상 고도로 발사됐다면 비행거리가 1000㎞ 이상이며, 엔진 추진력을 높일 경우 최대 2000㎞ 이상 비행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군 당국은 특히 북한의 SLBM 기술이 수중사출 기술에 이어 비행기술까지 상당 수준 진전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지난 4월 23일 발사된 SLBM은 약 30㎞를 비행한 뒤 공중폭발해 2∼3조각으로 분리됐으나 불과 4개월 만에 사거리가 대폭 늘어난 것이다. 이에 따라 군 당국은 북한이 이르면 연내 SLBM을 실전배치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 SLBM이 남북한 전력 균형을 결정적으로 무너뜨리는 게임체인저(Game-changer)가 됐다”며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오후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실시 중인 중부전선 전방군단을 방문, 북한 SLBM 발사와 관련해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은 더 이상 가상의 위협이 아니라 현실적인 위협이고, 시시각각 그 위협이 다가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정은의 성격이 예측이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런 위협이 현실화될 위험성이 매우 크다”며 북한 도발 시 우리 군의 단호한 응징을 주문했다.

청와대는 앞서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북한 SLBM 발사가 엄중한 상황이라는 데 의견을 모으고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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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최현수 군사전문기자,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 그래픽=이석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