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천(62) 감리교신학대 총장이 오는 29일부터 미국 휴스턴에서 열리는 ‘제21차 세계감리교협의회(WMC) 총회 및 대의원회’에서 아시아인 최초로 5년 임기의 회장에 취임한다. 한국 감리교인 가운데 김선도 감독과 김옥라 장로 등이 WMC 회장단(Presidium)에 이름을 올린 적은 있지만 수장인 회장(Council President)에 선출된 건 박 총장이 처음이다.
박 총장은 24일 서울 서대문구 감신대 총장실에서 인터뷰를 갖고 “한반도 평화체제 정착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 총장은 “한반도에는 북한의 핵 위협이 상존하면서 원자력발전소도 밀집해 있다. 한반도를 둘러싼 서구 열강들의 핵무기도 많다”며 “한반도 평화는 세계 평화와 직결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취임사를 통해 세계교회에 한반도 평화를 위한 기도를 요청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북 갈등을 해소하려면 북미 관계 개선이 선행돼야 합니다. 차기 WMC 회장으로서 앞으로 미국 정부와도 긴밀하게 대화해나갈 겁니다. 미국 정치인 중 감리교회 교인이 많아요. 미국 민주당 대선주자인 힐러리 클린턴도 감리교인입니다. 제가 의미 있는 역할을 감당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박 총장은 세계교회가 맞닥뜨린 문제를 하나씩 열거했다. 확산되는 세속주의, 이슬람의 확장, 무신론의 도전, 미국과 유럽교회의 퇴조…. 하지만 그가 가장 주목하는 건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소규모 신앙 공동체 운동이었다. 박 총장은 이 운동을 조력하는 일에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감리교 신앙의 핵심을 담은 포켓북을 이런 공동체들에 보급하고 싶어요. 감리교 신앙의 유산이 제대로 정리돼 있지 않아 이단에 빠지고, 공동체가 혼탁해지기도 하거든요. 감리교인들이 크리스천으로서의 사명감을 회복·고취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감당하고 싶습니다.”
충북 제천 출신인 박 총장은 서울 대광중·고를 나와 감신대, 미국 에모리대 등에서 수학했다. 2006년부터는 WMC 신학교육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그는 지난해 열린 차기 회장 선거에서 인선위원 14명 중 10명의 지지를 받아 회장에 선출됐다(국민일보 2015년 10월 23일자 29면 참조).
WMC는 132개국 80여 교단이 소속된 전 세계 8500만 감리교인의 연합기구다. 세계 감리교인의 축제인 WMC 총회 및 대의원회는 세계 감리교회를 이끄는 지도자 4000여명이 모여 예배와 워크숍 등을 진행하면서 하나님의 뜻을 되새기는 자리다. 1881년 영국 런던에서 처음 열렸으며, 10년 주기로 개최되다 1951년 총회를 기점으로 5년마다 열리고 있다.
글=박지훈 기자, 사진=강민석 선임기자
박종천 감신대 총장 “한반도 평화정착 위해 노력… 세계교회에 기도 요청할 것”
입력 2016-08-24 20: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