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추경 꼭 필요해서 편성했는가”

입력 2016-08-25 00:03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오른쪽)가 24일 국회에서 마지막 비대위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왼쪽은 진영 비대위원.뉴시스

“가장 안정적이고 단합도 잘된 비상대책위원회라는 인상을 받았다.”

“김종인 대표와 함께 비대위를 하면서 시야가 넓어진 것 같다.”

24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회의에서 우상호 원내대표와 김현미 의원은 이렇게 김 대표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지난 1월 27일 중앙위원회에서 비대위원장으로 선출된 김 대표는 오는 27일 전당대회에서 새 지도부가 선출되면 물러난다.

이날 회의는 김 대표 임기 마지막 회의였다. 당 비서실은 김 대표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감사패에는 ‘정국을 들었다 놨다 하는 촌철살인, 위기의 당을 이기는 당으로, 수권정당의 꿈을 크게 키워준 경제 할배 김종인 대표님의 헌신에 감사와 존경을 보낸다’는 글이 적혔다. 김 대표의 비서실장인 박용진 의원은 보도자료를 내 “보수정치 거인의 오른쪽 어깨 위에서 세상을 가늠해볼 수 있었던 귀중한 배움의 시간이었다”고 회고했다. 당내에선 김 대표가 갖는 경제 메시지의 힘과 통찰력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는 평가가 많다.

김 대표의 ‘까칠’ 발언은 이날도 계속됐다. 그는 “과연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이 꼭 필요해서 편성한 것인지, 없어도 상관없다는 것인지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추경안 처리와 맞물려 있는 구조조정 청문회 증인 채택 협상에서 정부·여당이 뻣뻣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음을 꼬집은 것이다. 김 대표는 ‘동북아 공존과 경제협력 연구모임 정책토론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서는 “국민이 야당을 다수로 만들어줬는데 국회 내에서 할 일은 일단 해야 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25일을 ‘초선 행동의 날’로 정하고 청와대 앞에서 우병우 민정수석 사퇴촉구 결의대회를 열기로 한 의원들에게 일침을 가했다. 이런 분위기에 초선 의원들은 우 수석 사퇴 언급은 빼고 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의 정상 운영만 촉구하기로 했다.

김 대표는 퇴임 후 경제민주화를 보다 쉽게 알리는 데 주력하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혔었다. 이날 경제민주화 태스크포스(TF) 단장인 최운열 의원은 활동 경과를 비대위에 보고하고 입법 과제를 발표했다. 대기업 지배구조 개선, 소득 양극화 개선, 공평 과세 실현 등 6개 분야 34개 세부 입법 과제가 담겼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