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이후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선진국 통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우리나라를 포함한 신흥국 통화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 같은 신흥국 통화강세가 IT업나 조선 등 업종의 수출 경쟁력을 하락시킬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28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최근 3개월간 꾸준히 감소해 현재 1118.50원에 내려앉았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5월 중순 1192.50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이달 중순 1093.50원으로 최저치를 기록했다가 소폭 반등했다.
원·달러 하락은 브렉시트와 미국의 금리 인상 등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브렉시트 결정 이후 외환시장에서 선진국 통화는 크게 약세를 보였다.
특히 브렉시트 이후 영국의 파운드화는 14.7% 빠졌고, 유로화와 캐나다 달러도 각각 2.2%, 1.9% 내렸다. 외국인 자금도 같은 기간 신흥국으로 흘러들었다. 우리나라 국내 채권형 펀드에는 3개월간 5조원대의 외국인 자금이 유입됐다.
투자업계는 달러약세로 인한 우리나라 원화강세가 국내 주식시장의 투자 메리트를 높인 반면, 대표 수출주인 IT 등 업종의 경쟁력 하락시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에 우선적으로 삼성전자 등 IT업계가 원화 강세에 따른 부담을 느낄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부분 수출이 많은 삼성전자는 1분기 원화 약세로 5000억원 가량의 환차익을 본 반면 2분기에는 원화 강세로 3000억원 상당의 환차손을 입었다.
수출 비중이 내수보다 높은 정유업계도 악영향이 예상된다. 원유 수입 단가 하락이라는 긍정적 효과가 있지만 가공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원화 강세로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가격 경쟁력이 약화하고 수익성이 악화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반면에 원화 강세가 수출 경쟁력 훼손을 일으키진 않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원화 강세가 부정적인 이유 중 하나는 수출 상품의 가격 경쟁력 악화에 있지만 현재 외환 시장 움직임을 보면 원화만 차별적 강세를 보이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조 연구원은 “신흥국 통화 전반이 강세 흐름을 보이고 있어 기타 통화들의 움직임이 함께 고려된 실질 실효환율의 경우 여전히 하락 구간에 위치하고 있으며, 이 추세가 크게 훼손될것이 우려되는 상황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홍석경 기자 hsk8703@kukinews.com
치솟는 원화… IT 등 수출업종 경쟁력 하락 어쩌나
입력 2016-08-28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