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때문?… 15년 만에 ‘콜레라 환자’ 발생

입력 2016-08-25 00:15
정기석 질병관리본부장이 23일 충북 청주시 오송읍 질병관리본부에서 15년 만에 콜레라 환자가 발생한 것을 포함해 주요 감염병 발생 상황과 전망을 브리핑하고 있다. 뉴시스

국내에서 15년 만에 콜레라 환자가 발생했다. 기록적인 무더위로 콜레라균이 급격히 번식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방역 당국은 물·음식을 끓이거나 익혀 먹는 등 위생수칙을 지킬 것을 당부했다.

질병관리본부(KCDC)는 지난 18일 광주광역시 한 의료기관에 설사 증상으로 입원한 정모(59)씨가 콜레라에 걸린 것으로 22일 확인됐다고 23일 밝혔다. 다만 정씨는 그 사이 항생제 치료 뒤 재검사한 결과 이날 늦게 최종 음성 판정을 받고 격리해제 조치됐다.

올해 해외여행을 한 적이 없는 정씨는 국내에서 콜레라균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됐다. 콜레라는 균에 오염된 어패류나 지하수 등을 섭취해 발생한다. 드물게 감염 환자의 대변이나 구토물 등과 직접 접촉해 전파될 수 있다. 상하수도 시설이 정비되지 않은 후진국에서 주로 유행하는데, 2001년 경상도에서 162명의 환자가 집단 감염된 사례가 마지막이었다. KCDC 관계자는 “정씨는 가족과 함께 남해안을 여행하며 식당 여러 곳에서 생선회 등 어패류를 섭취했으며 이 과정에서 콜라라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크다”며 “지역 내 집단 감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씨 가족 중 밀접 접촉자인 부인은 음성 판정을 받았으며 다른 지역에 사는 자녀에 대한 검사 결과는 24일 이후 나올 예정이다.

한편 KCDC는 하반기에도 중남미와 동남아를 중심으로 지카바이러스 유입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지만 모기 활동이 줄어 국내 전파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의심 환자는 135명에 달했다. 방역 당국은 중동에서 병원 내 2차 감염에 의한 메르스가 유행할 경우 국내 유입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했다. 뎅기열 의심 신고는 300명을 넘어 지난해 전체 환자 수(259명)를 초과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