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호남세력과 손잡을 수 있다”… 호남 첫 與대표 금의환향

입력 2016-08-24 00:41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23일 전북도청에서 열린 호남권 예산·정책협의회에 앞서 지역 당직자들과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23일 “호남의 사랑을 얻기 위해 무한대의 노력을 펼 것”이라며 “호남의 합리적인 기존 정치 세력과도 얼마든지 손을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전북도청에서 열린 ‘호남권 예산·정책협의회’에 참석한 뒤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뚜렷한 대선주자가 없는 호남에서 새누리당이 호남을 대변하는 정당으로서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호남 출신 첫 보수여당 대표로 금의환향(錦衣還鄕)한 이 대표가 정권 재창출을 위한 ‘호남 구애’에 시동을 걸었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 대표는 ‘DJP(김대중·김종필) 연합’과 같은 정권 창출 시나리오를 염두에 뒀다는 관측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어떤 형태라고 단정지을 수 없지만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했다.

힘을 합칠 수 있는 호남의 정치세력을 묻는 질문엔 “급진적이거나 과격하지 않은 정치세력”이라고만 했다. 또 “새누리당은 호남에서 2석을 얻어 더불어민주당(3석), 국민의당(23석)과 삼각의 한 축을 이뤘다”며 “새누리당의 호남 포기 전략을 포기할 것”이라고도 했다.

일각에선 충북 출신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중원 장악력에다 여당의 영남 지지기반, 호남의 지원까지 더해진 ‘신(新)대망론’이라는 해석도 나왔지만 구체적인 구상을 거론하진 않았다. 이 대표는 당대표 경선 과정에서 내년 대선 때 20% 이상 호남 득표율을 가져오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호남권 예산·정책협의회에선 탕평 인사와 예산 지원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 대표는 “지역을 가리지 않는 탕평 인사 등으로 호남 정서를 대변해 호남의 사랑을 받아내겠다”고 했다. 이어 “호남의 쟁점 상당수는 대한민국의 미래 예산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이날 협의회에 참석한 송하진 전북도지사와 윤장현 광주시장, 이낙연 전남도지사 등은 지역 사업에 필요한 예산 지원을 요청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