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명 경찰청장이 2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31년 경찰 생활을 마무리했다. 경찰청은 23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사에서 강 청장 이임식을 열었다. 강 청장은 경찰대 출신 첫 경찰 총수였다. 2003년 경찰청장 임기제가 도입된 뒤 이택순 전 청장에 이어 법정 임기를 채운 두 번째 청장이다.
강 청장은 이임사에서 함께 자리한 이철성 경찰청장 후보자를 위로했다. 강 청장은 “지금 힘든 시기를 겪고 있지만 제가 경찰 동료로서 알고 있는 이 후보자는 남다른 열정과 신념을 갖춘 훌륭한 지휘관”이라며 “그를 중심으로 모두 힘을 모아 대한민국 경찰의 멋진 미래를 개척해 나가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은 신임 경찰청장 임기 시작일인 23일까지 이뤄지지 않았다. 야당은 1993년 음주운전 교통사고 조사 과정에서 경찰 신분을 밝히지 않고 징계를 피한 사실 등을 들어 이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경찰 조직은 총수 자리를 공석으로 둔 채 적어도 하루는 ‘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경찰청장의 법정 대리는 현직 경찰청 차장인데, 이 후보자가 현재 경찰청 차장이다. 경찰은 청문회 이후에도 이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이 계속 꼬리를 물자 당혹스러워하는 모양새다. 치안총수 공백 상태가 이어지는 것에 대한 부담도 있다. 경찰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논란의 불똥이 튀어 애를 먹는다는 하소연도 나온다”고 말했다.
현실적으로 국회가 인사청문 보고서를 채택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다만 경찰청장은 대통령 직권으로 임명할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르면 24일 이 후보자를 임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글=전수민 남혁상 기자 suminism@kmib.co.kr, 사진=윤성호 기자
이철성 후보자 ‘1일 청장대행’?… 강신명 경찰청장, 2년 임기 마치고 퇴임
입력 2016-08-23 18:45 수정 2016-08-23 2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