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배치와 관련해 제3후보지 물색에 나섰지만 문제점이 적지 않다.
최대 난제는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다. 유력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는 경북 성주군 초전면 롯데스카이힐 골프장 인근과 김천시에서는 벌써부터 반대 여론이 들끓고 있다. 성주군민들이 레이더 전자파가 위험하다며 밀어낸 ‘기피시설’을 왜 자신들이 떠안아야 하느냐는 것이다. 성주군민에게 위험하면 자신들에게도 역시 위험하다는 주장이다. 김천 사드배치반대 비상대책위원회는 “주민생존권이 위협받는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어 성주 못지않게 조직적으로 반발할 가능성이 크다.
국방부는 성주군 성산포대를 사드 배치 지역으로 일방적으로 발표했던 것과 달리 이번엔 주민 의견을 최대한 반영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주민 동의를 얻어내기 쉽지 않아 보인다.
비용 문제도 만만치 않다. 국방부가 성산포대를 배치 지역으로 선정한 사유엔 호크미사일부대가 있었던 군용지로 부지 매입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는 점도 있었다. 하지만 롯데스카이힐 골프장은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사유지다. 벌써부터 골프장 매입비용이 2000억원이 될 것이라는 추정도 나오고 있다. 사드 1개 포대 배치에 필요한 면적은 미 육군 교범에 따르면 13만㎡ 정도여서 18홀 골프장과 인근 임야 등 총 178만㎡ 가운데 일부만 매입해도 돼 실제 비용이 적을 수 있다. 하지만 추가 비용이 필요한 것은 분명하다.
골프장 수익이 안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롯데그룹이 골프장을 팔 것인지도 미지수다. 정부가 사들인다면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평가될 게 분명해 손해를 감수하며 매각할지도 불분명하다. 일각에선 그룹 전체가 검찰 수사를 받고 있어 롯데 측이 정부 요청을 뿌리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롯데그룹은 사드 부지를 내줄 경우 중국이 강력 반발하고 나설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롯데상품 불매운동이나 중국여행객들의 롯데면세점 불매운동이 일어날 수 있어서다.
부지 매입을 위해 국고가 투입될 경우 국회 동의를 받아야 하는 점도 난제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사드 배치 반대를 당론으로 정하지는 않았지만 전당대회에서 누가 대표로 선출되느냐에 따라 당론으로 확정될 수 있다. 국민의당과 정의당도 사드 반대 입장이다. 새누리당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천이 지역구인 새누리당 이철우 의원은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사드가 해롭다는 공포심과 불안감부터 없애고 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군사무기 중 사드는 특급 비밀무기”라며 “이것을 공개적으로 하는 나라가 어디 있느냐”고 질타했다. 그는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지역 주민들과 부지를 협의한다는 것 자체도 잘못된 국방정책이라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이 같은 입장이 “당론이 아닌 제 개인 의견”이라면서도 “정진석 원내대표도 공감한다고 이야기했다”고 덧붙였다. 새누리당 내에서도 반대 의견이 적지 않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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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수 군사전문기자, 이종선 기자 hschoi@kmib.co.kr
사드 제3후보지, 주민 반발 최대 난제
입력 2016-08-23 18: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