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은 빼고… 獨·佛·伊 3국 두달 만에 또 3자회담

입력 2016-08-23 18:40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왼쪽부터)가 2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나폴리 인근 벤토테네섬에 있는 ‘유럽연합(EU)의 아버지’ 알티에로 스피넬리의 납골당에 헌화하고 있다. AP뉴시스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연합(EU) 주요 3개국 정상이 최근 빈번한 테러를 퇴치하기 위해 안보를 강화하고 정보 공유에 집중해야 한다고 뜻을 모았다. 영국의 EU 탈퇴(브렉시트)로 새 국면을 맞은 EU가 “새 유럽의 시작을 앞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영국 가디언은 22일(현지시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가 이탈리아 나폴리 인근 벤토테네섬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이같이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지난 6월 브렉시트 결정에 따라 열린 3국 정상회담 이후 두 달 만에 다시 만났다.

세 정상은 기자회견을 갖고 “이슬람 테러와 시리아 내전에 대응해 내부와 외부 안보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기관 간 정보 교환을 활발히 하면서 국가 간에도 협력해 국방력을 증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프랑스 니스 트럭 테러와 가톨릭 신부 참수, 독일 쇼핑몰 테러와 열차 도끼 테러 등 유럽 각지에서 테러 위협이 극에 달한 상황에 따른 조치다. 이들은 브렉시트 이후 EU의 향방부터 난민 문제, 시리아 사태, 정체된 역내 경제 부양 문제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 정상은 EU의 기본구도가 흔들린다는 우려를 일축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단편화와 분열의 위험도 있지만 미래엔 단결과 응집력이 드러날 것”이라며 통합을 촉구했다. 메르켈 총리는 “EU는 유럽 역사에서 가장 어두운 순간에 탄생했다”며 “우리는 거대한 도전에 직면했다”고 표현했다. 세 정상은 회담에 앞서 연방주의를 내세워 EU 창설의 발판을 마련한 이탈리아 정치가 알티에로 스피넬리(1907∼1986) 묘소를 찾아 EU 상징색인 노란색과 파란색 꽃다발을 놓으며 통합 정신을 되새겼다. 이번 회담은 다음 달 19일 슬로바키아 수도 브라티슬라바에서 열리는 비공식 27개국 EU 정상회의에 앞서 열렸다. 브라티슬라바 회의에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는 초대받지 못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