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웠던 여름을 기억합니다.” 어느 해보다 더웠던 올해 여름, 많은 청년들이 국내외에서 단기선교를 했습니다. 하나님을 전하고 증거했던 청년들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청년들이 섰던 땅에, 이들의 가슴에 역사했던 하나님의 사랑이 느껴집니다. 이 시간을 기억하는 청년들은 하나님 앞에서 뜨거운 삶을 살아갈 것입니다.
저는 미얀마 단기선교에서 하나님을 만났고 사명을 발견했습니다. 모태신앙이었지만 습관적으로 교회에 다녔습니다. 올해 3월 대학 입학 후 새로 만난 친구들에게 휩쓸려 생활했습니다. 패션디자인을 전공하는 저는 화려한 쇼윈도를 보면서 세상 것들에 한껏 탐닉했습니다. 하지만 공허했습니다. 옷이 주는 즐거움은 1초도 가지 않았습니다. 우울했습니다.
별 생각 없이 미얀마 단기선교를 신청했습니다. 5월부터 선교를 위한 중보기도, 부채춤 연습 등을 위한 모임이 있었습니다. 공부를 핑계로 안 간 적도 많았습니다. 포기할까 고민도 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달 중순 미얀마 행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저희 팀은 모두 15명이었습니다. 저는 선교지에서 복음을 제시하는 일을 맡게 됐습니다.
팀원들은 망설이는 저를 격려해 주었습니다. “복음을 설명하는 미얀마어를 우리말 소리대로 적어뒀어. 우리말 뜻도 적어뒀고. 그냥 사람들 앞에서 읽기만 하면 돼.” 그날 저녁 저는 남녀노소 미얀마인 300여명 앞에 섰습니다. 첫 문장은 ‘천국에 갈 것을 확신하십니까?’였습니다. 그 순간 제가 저지른 많은 죄들이 머릿속을 스쳐갔습니다. 제 마음속에서 ‘아니요’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눈물을 참으면서 이어지는 문장을 계속 읽었습니다. ‘당신이 만난 하나님을 친구들에게 소개해 보세요’란 문장을 읽었습니다. 그 순간 눈앞이 캄캄해졌습니다. 제가 그동안 하나님을 만나지 않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왈칵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하나님이 저를 사랑하시는 것을 알면서도 하나님을 기다리게 했다는 생각에 부끄럽고 죄송했습니다. 주저앉아 통곡을 하고 말았습니다.
미얀마 분들은 제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셨습니다. 그분들에게도 제 마음이 전해졌을지 모르겠습니다. 그 자리에서 저는 그동안 제 마음이 텅 비었다고 느꼈던 것이 ‘하나님 없는 삶’을 살았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이후 하나님은 제게 믿음을 지킬 수 있도록 훈련의 기회를 주셨습니다. 선교지에서 돌아온 후 말씀 묵상을 했고 다른 선교 봉사에도 참여했습니다.
제가 하는 공부를 통해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교회 한 형제가 제게 “인간을 위해 가장 먼저 옷을 만드신 분은 하나님”이란 말을 해주었습니다. 저는 옷으로 하나님을 알리는 디자이너가 되기로 결심했습니다. 요즘은 이런 패션 스케치를 합니다. 하나님의 사랑과 십자가를 표현했습니다. 부족하지만 앞으로는 하나님과 함께하는 삶을 살겠습니다.
정리=강주화 기자 rula@kmib.co.kr
[뜨거운 선교현장에 선 청년들] 미얀마인 300명 앞에서 만난 하나님
입력 2016-08-23 20: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