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통령 자매 뿌리깊은 불화

입력 2016-08-23 18:01
박근혜 대통령과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왼쪽)이 2004년 8월 15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고 육영수 여사 30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얘기를 나누고 있다. 국민일보DB

박근혜 대통령과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 사이의 뿌리 깊은 불화는 잘 알려져 있다. 1990년대부터 사이가 멀어진 두 사람은 지금까지도 관계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고(故) 육영수 여사가 설립한 육영재단을 둘러싸고 자매가 경영권 다툼을 벌이면서 불화는 시작됐다. 박 대통령은 1982년부터 육영재단 이사장을 지냈으나 8년 뒤인 1990년 근령씨를 지지하는 모임인 ‘박정희·육영수 숭모회’가 퇴진운동을 벌이면서 물러났다.

당시 숭모회 측은 재단 고문이었던 고(故) 최태민 목사가 박 대통령을 조종해 재단 운영을 전횡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결국 박 대통령은 1990년 11월 이사장직을 사퇴했고 부이사장이던 근령씨가 이사장직을 물려받았다. 박 대통령은 사퇴 기자회견에서 “내가 누구에게 조종받는다는 건 내 인격에 대한 모독”이라고 의혹을 부인했다.

박 대통령과 근령씨의 불화는 그 후로도 이어졌다. 2008년 근령씨가 14세 연하인 신동욱 공화당 총재와 재혼할 때도 박 대통령은 결혼식장을 찾지 않았다. 2012년 19대 총선 때 근령씨는 어머니 육 여사의 고향인 충북 보은·옥천·영동에 무소속 출마해 당시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장이던 박 대통령을 곤란하게 했다.

18대 대선을 계기로 자매의 관계는 회복되는 듯했다. 근령씨가 박 대통령 지지 선언을 한 데 이어 이듬해 열린 대통령 취임식에도 참석했다. 하지만 지난해 7월 근령씨가 ‘친일 발언’ 논란을 일으키면서 당시 대일(對日) 강경 노선을 걷던 박 대통령에게 적잖은 타격을 입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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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