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삼성전자에서 돈 빼나

입력 2016-08-23 18:55

거침없이 달려온 삼성전자 주식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발을 빼는 조짐이 인다. 그간의 상승세를 다시 이어가려면 새 동력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23일 장중 169만4000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나가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국민투표가 있던 6월 말을 제외하면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국내 주식시장 대표주식인 삼성전자를 매수해 상승세를 도왔다.

하지만 최근 지표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속사정이 그리 밝지만은 않다. 대신증권 리서치센터 이경민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보유비중 감소세가 8월에 들어선 이후 뚜렷해졌다고 분석했다.

실제 삼성전자 주식의 외국인 보유비중은 지난 1일부로 51.25%에 도달한 뒤부터 조금씩 내려가기 시작해 19일 기준 51.06%로 떨어졌다. 약 26만주가 감소한 수치다. 최근 20일간 삼성전자 주식을 매도한 투자사 순위에서도 모건스탠리, UBS, CS증권 외국계 자산운용사가 최상위를 차지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의 입맛을 당길 새 요인이 필요하지만 마뜩지 않다. 19일 출시된 갤럭시노트7이 인기를 얻고 있지만 전작인 갤럭시S7과 비교해 낮은 수익성이 문제다. 환율도 다시 치솟고 있는 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금리인상 가능성 등 외국인 투자자들에게는 부정적 요인이 더 많다.

이 연구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펀드 포트폴리오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지다 보니 외국 자산운용사들이 다시 이를 줄여나가는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글=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그래픽=이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