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는 주인공이 자신의 안구를 빼 홍채인식 보안을 뚫는 장면이 등장한다. 영화처럼 홍채 인식은 쉽게 뚫리는 것일까. 고화질 영상으로 홍채를 촬영한 뒤 카메라에 갖다 대면 어떨까. 지난 19일 출시된 갤럭시 노트7에 홍채인식 기능이 탑재되면서 보안에 대한 궁금증이 높아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문제없다”며 우려를 일축했다.
홍채인식 개발을 담당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김형석 상무는 23일 서울 중구 태평로 삼성 본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노트7에 적용된 기술을 설명했다. 홍채는 유전자의 영향을 받지 않아 쌍둥이는 물론 왼쪽과 오른쪽 눈의 모양이 모두 다르다. 때문에 본인임을 확인하는 유일한 생체 정보로 기능한다.
삼성전자는 노트7 기기 상단에 홍채인식 전용 카메라와 적외선 LED를 탑재했다. 적외선이 홍채를 비추면 전용 카메라가 홍채를 인식한다. 특정 주파수에만 카메라가 반응하기 때문에 홍채를 촬영한 영상이나 사진은 인식되지 않는다. 영화에서처럼 추출된 안구 역시 4초 만에 홍채가 풀려 인식을 할 수 없다.
다만 안경이나 콘택트렌즈를 끼면 홍채 인식의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다. 홍채인식 카메라와 홍채 사이에 돋보기안경이나 누진초점렌즈가 있으면 광학적 왜곡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김 상무는 “일반적 안경은 최대한 홍채 인식에 무리가 없도록 개선했지만 아직까지 적외선 차단 안경을 끼거나 빛이 반사되는 상황에서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휴대전화에 저장되는 홍채 정보의 보안을 강조했다. 루팅(휴대전화 운영체제 해킹)이나 해킹을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삼성 녹스(Knox)와 기기 안에 정보를 보관하는 트러스트 존(Trust zone)은 홍채 정보를 이중으로 보관하는 역할을 한다. 서버에 정보를 저장하지 않기 때문에 은행 등 외부에 정보가 유출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홍채 인식의 활용 범위를 넓혀 ‘서비스 에코(생태계)’를 확장하겠다는 계획이다. 단순히 잠금 해제 용도뿐만 아니라 국내외 금융기관과 서비스를 연동하는 등 스마트폰 생체인증 기능을 광범위하게 쓸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
영화처럼 홍채인식 보안 뚫기? 그건 불가능합니다
입력 2016-08-23 18: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