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우니까 은행이다. 은행권의 ‘이로울 리(利)’ 네이밍이 주목받고 있다. 이로울 리는 벼(禾)를 칼(刀)로 잘라 수확한다는 뜻을 지닌 한자인데, 금융의 핵심인 이자(利子)와 금리(金利)에 쓰인다. 은행에서 제일 중요한 이 한자를 절묘하게 적용한 사례가 발견된다.
우리은행의 중국어 표기는 ‘友利銀行’이다. 원래 ‘우리’는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을 모두 포함하는 순우리말이라서 한자 표기가 따로 없다. 중국어 표기를 위해 우리은행은 벗 우(友)에 이로울 리(利)를 가져왔다. ‘요리’라고 발음한다. ‘워리’라고 하면 안 된다.
이익이 되는 벗, 친구이자 이자인 은행, 벗을 이롭게 하는 은행 등등의 해석이 가능하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성조가 있는 중국어 발음을 고려해 유사 한자를 찾아 네이밍한 결과”라고 말했다.
농협은행이 이달 출시한 모바일 뱅킹 ‘올원뱅크’의 대표 캐릭터는 ‘올리’다. 모두를 뜻하는 올(All)에 이로울 리(利)가 합쳐졌다. 모두에게 이롭다거나 이익을 올려준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아기공룡을 형상화했다는 점에서 둘리랑 비슷한데, 올리는 더 통통하다. 농협은행 스마트금융부 관계자는 “올원뱅크인 만큼 올리를 통해 모든 사람에게 혜택을 주자는 의미를 담았다”고 말했다. 올원뱅크의 또 다른 캐릭터는 ‘원이’다. 어미 새의 모습이다. 하나로 통합했다는 ‘원(One)’에 이번엔 ‘이동할 이(移)’가 더해졌다. 원스톱으로 이동하면서 사용케 하자는 뜻이다. 다른 시중은행 모바일 브랜드보다 다소 늦었지만 ‘올원뱅크로 이동해주었으면’ 하는 염원도 담겼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그래픽=전진이 기자
[비즈카페] 友利은행… 올利 캐릭터… ‘∼利’ 바람
입력 2016-08-24 0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