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고 펼 수 있는(Foldable) 스마트폰’ 시대를 앞두고 투명 폴리이미드(Colorless Polyimide·CPI) 필름이 차세대 디스플레이 핵심 소재로 떠오르고 있다. 접었다 펴도 흔적이 남지 않는 필름 소재가 구부릴 수는 있어도 접을 수 없었던 유리 소재를 대신하게 될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 이미 코오롱인더스트리(이하 코오롱인더)와 SKC 등 필름 생산 업체들은 시장 선점을 위한 치열한 경쟁을 시작했다.
현재 커브드(Curved) 단계에 있는 플렉서블(Flexible) 디스플레이 시장은 접었다 펼 수 있는 폴더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이미 삼성과 LG 등 스마트폰 생산 업체들은 내년 하반기를 목표로 접을 수 있는 스마트폰을 개발 중이다. 글로벌 산업분석 전문 기업인 IHS는 2017년 1000만대 규모로 예상되는 폴더블 스마트폰 생산량이 2020년에는 1억6000만대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7인치 스마트폰을 기준으로 면적을 따져보면 332만㎡에 달한다.
이런 추세에 따라 CPI 필름 시장도 덩달아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CPI 필름은 유리처럼 투명하고 강도가 세면서도 수십만번 접어도 흠집이 나지 않는 소재로 폴더블 스마트폰 핵심 소재로 활용될 전망이다. 업계는 내년 400억원대로 추정되는 CPI 시장 규모가 2020년에는 3440억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3세대 디스플레이로 불리는 ‘롤러블’(Rollable·말 수 있는) 시장까지 열리면 CPI 필름 수요는 더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경쟁은 시작됐다. 국내에서는 대표적 필름 생산 업체인 코오롱인더와 SKC가 선점전을 벌이는 중이다. 해외에서는 일본 스미토모사 등이 경쟁에 뛰어들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현재 3개 업체를 비롯한 필름생산 업체의 샘플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코오롱인더는 지난 1일 공시를 통해 CPI 필름 양산설비 투자를 확정했다고 밝혔다. 경북 구미공장에 900억원을 투입해 2018년 1분기까지 설비 구축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1개 라인을 구축한 뒤 시장 변화에 맞춰 2, 3호 라인을 추가 증설할 방침이다. 코오롱인더 강충석 상무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을 미리 내다보고 세계 최초로 투자한 사례”라며 “CPI 필름을 회사의 신성장동력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코오롱인더는 2010년부터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는 국책과제로 고내열 CPI 액상소재 국산화를 위한 개발도 진행 중이다. SKC는 코오롱인더와 합작해 만든 SKC코오롱PI의 설비를 활용하겠다는 전략을 갖고 나왔다. SKC코오롱PI의 유휴시설을 이용하면 코오롱인더 투자 금액의 절반 수준인 400억원 정도 비용으로 2017년 하반기부터 생산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글=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 그래픽=박동민 기자
‘접고 펴는 스마트폰’ 눈앞… CPI 필름도 폭발 성장
입력 2016-08-24 0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