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거장’의 만남… 팬들은 설렌다

입력 2016-08-23 18:46 수정 2016-08-23 19:28
노부스 콰르텟의 문웅휘, 이승원, 김재영, 김영욱과 피아니스트 손열음(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이 22일 서울 서초구 야마하홀에서 가진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서로의 팬”이라고 말했다. 노부스 콰르텟과 손열음은 27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다. 김지훈 기자

한국 클래식의 젊은 세대를 대표하는 현악4중주단 노부스 콰르텟과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다. 오는 27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노부스 콰르텟 with 손열음-쇼스타코비치’에서다.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는 이들이 어떤 시너지를 보여줄지 클래식 팬들의 관심이 뜨겁다.

22일 서울 서초구 야마하홀에서 이들을 만났다. 노부스 콰르텟의 리더 김재영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시절부터 오랜 친구 사이인 열음이랑 몇 해 전부터 같이 연주하자고 이야기 했지만 서로 바빠서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드디어 올해 처음으로 함께 연주하게 됐는데, 리허설 과정부터 너무 즐겁고 편했다”고 말했다.

손열음(30)은 “노부스 콰르텟이 2007년 창단됐을 때부터 지금까지 쭉 지켜봤다. 멤버 네 명이 만들어내는 색깔이 정말 독특하다. 실내악의 불모지인 한국에서 이렇게 세계적으로 활동하는 팀이 나왔다는 것이 뿌듯하다”고 전했다.

바이올리니스트 김재영(31)·김영욱(27), 비올리스트 이승원(26), 첼리스트 문웅휘(28)로 구성된 노부스 콰르텟은 한국 실내악에서 전인미답의 길을 걷고 있다. 수많은 콩쿠르에서 한국 4중주단으로는 처음 수상했다. 2014년 세계적인 매니지먼트사인 짐멘아우어와 계약한 후 해외 유명 콘서트홀과 페스티벌에서 잇따라 공연하고 있다.

10대 시절부터 신동으로 이름을 떨친 손열음은 2009년 미국의 반 클라이번 콩쿠르와 2011년 러시아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각각 준우승 및 각종 특별상을 받은 이후 러브콜이 더욱 많아졌다. 뛰어난 테크닉과 광범한 레퍼토리를 자랑하는 그가 그동안 국제 무대에서 독주 또는 협연한 기록은 일일이 언급하기 어려울 정도다. 특히 러시아 거장 게르기예프는 그의 기량에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오랜 친분을 자랑하는 이들은 서로 팬이기도 하다. 손열음은 지난해 9월 노부스 콰르텟의 독일 베를린뮤직페스티벌 데뷔 무대를 직접 보러 가기도 했다. 손열음은 “기회가 될 때마다 공연을 보러간다. 이들이 성숙해가는 모습을 직접 지켜보는 것은 팬으로서 큰 기쁨이다”면서 “개인적으로 실내악이야말로 음악의 정수라고 생각한다. 국내에 더 많은 실내악팀이 나오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노부스 콰르텟의 막내 이승원은 “세 형들은 어릴 때부터 열음이 누나와 알고 지냈지만 나는 이미 누나가 피아니스트로서 명성을 쌓은 뒤에 만났다. 처음 연주를 들었을 때 ‘손열음은 손열음이구나’라고 생각했다”며 “게다가 열음이 누나만큼 박학다식한 사람을 본 적이 없다. 누나는 정말 특별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주회에서 노부스 콰르텟은 쇼스타코비치의 현악사중주 6번과 8번을 선보인 후 손열음과 함께 피아노5중주를 들려줄 예정이다. 피아노5중주는 의미가 남다르다. 김재영과 손열음이 어릴 때 참가했던 금호아시아나 솔로이스트 무대 등에서 함께 연주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손열음은 “예전에 함께 연주했을 때가 지금도 새록새록 생각난다. 이렇게 꾸준히 음악으로 교류할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하다”면서 “독주는 외롭고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은 맞서는 느낌이라 늘 부담스럽다. 하지만 실내악은 외롭지 않고 편안하다”고 덧붙였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사진=김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