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이화여대 사태’에 대한 사법처리 절차에 들어갔다. 26일째 본관을 점거 중인 학생들의 교직원·교수 감금 혐의를 수사 중인 경찰은 주동자 3명을 특정해 출석요구서를 보냈다.
서울서대문경찰서는 22일 CCTV와 피해자 진술 등을 바탕으로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이는 총학생회장과 재학생 2명에게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이들은 피의자 신분이다. 이상원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경찰의 판단으로도 묵과할 수 없는 사안”이라며 “학교 측이 학생들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했지만 원칙대로 수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대 사태는 갈수록 꼬이고 있다. 최경희 총장과 학교 측은 ‘대면 대화’, 학생들은 ‘서면 대화’를 고집하며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최 총장이 학생들에게 편지를 보내 학내 소통구조 개선을 약속했지만, 학생들은 대화 제안을 다시 거부했다.
학생들은 성명을 내고 “대화 의지의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진정성 있는 서면 대화 재개를 간곡히 부탁한다”고 밝혔다. 이어 사법처리에 대한 두려움과 경찰병력 투입 이후 트라우마 때문에 직접 대화가 어려워 서면 대화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최 총장의 사퇴도 거듭 요구했다.
학생들은 최 총장이 21일 학생지원처를 통해 편지를 전달하던 시점에 있었던 일을 비판하기도 했다. 학생들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쯤 교무위원들이 본관을 찾았다. 이들은 “칭찬할 때 떠나라” “얼굴을 가리고 서면 대화를 요구하는 너희가 불통”이라며 학생들을 꾸짖었다고 한다. 학생들은 “맹목적인 비난에 학생들은 눈물을 터뜨릴 수밖에 없었다. 총장에 대한 신뢰는 더욱 추락했다”고 말했다.
사태를 바라보는 학교와 교수, 재학생, 졸업생의 시각이 제각각이자 교수비상대책위원회는 23일 비공개 교수간담회를 연다. 교수비대위는 총상 사퇴를 내걸고 있다. 간담회에서는 2차 서명 결과를 발표하고, 사태 해결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총장 사퇴를 위한 1차 서명에는 전체 교수 1000여명 가운데 116명만 참여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
경찰, 감금 혐의 이대생 3명 소환
입력 2016-08-22 2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