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부인 아베 아키에 여사가 미국 하와이의 진주만을 방문했다.
시사통신과 현대비즈니스 등 일본 언론은 22일 아키에 여사가 진주만을 찾아 일본의 기습공격으로 희생된 사람들을 위해 추모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진주만 기습공격 희생자를 추모하는 ‘애리조나호 기념관’에서 찍은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사진 아래에는 “꽃과 기도를 드렸다”는 글을 덧붙였다.
현대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아키에 여사는 “전후 70년을 맞아 과거 전쟁을 많이 생각하게 됐다”며 “직접 이 땅을 보고 돌아가신 분들에게 기도하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태평양전쟁을 연 일본의 진주만 기습으로 민간인 49명을 포함해 2400여명이 숨졌다. 항공모함 애리조나를 포함해 미 해군 전함 12척이 침몰했다. 일요일 아침 선전포고 없는 공격에 반일 감정이 매우 거셌다.
종전 후 미국은 일본 총리의 진주만 방문을 여러 차례 제안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응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5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처음으로 원폭 피격지인 히로시마를 방문하면서 변화가 생겼다. 아베 총리가 진주만을 직접 방문해 과거와 마주하라는 의견이 제기됐고, 전후 70주년을 맞은 올해에 성사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아키에 여사의 방문 의미를 애써 축소했다. 그는 “총리 부인이 직접 주최하는 미·일 국제해양환경 심포지엄에 참석하기 위해 하와이를 방문한 것”이라며 “아키에의 진주만 방문은 사적인 것으로 정부 차원의 코멘트는 삼간다”고 선을 그었다. 아베 총리의 하와이 방문 가능성에는 “(정해진 것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아베 부인, 진주만 방문
입력 2016-08-22 2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