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부터 본격적인 판매가 시작된 갤럭시 노트7이 심상치 않은 흥행을 예고하면서 삼성전자와 애플의 위상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노트7으로 극찬을 받고 있는 삼성전자에 대한 기대감이 점점 높아지는 반면, 애플에는 부정적인 시선이 많아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노트7이 물량 부족 사태를 빚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22일 스마트폰 업계에 따르면 노트7은 주말에만 25만대 이상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이통3사에 공급된 초도물량은 모두 소진됐다”면서 “첫 주말부터 물량이 부족해서 판매에 어려움을 겪은 건 극히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해외에서도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경제지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애플이 스마트폰에서 선두 자리를 잃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노트7은 여러 개의 핵심 기능에서 아이폰을 이겼다”고 평가했다. 이 매체는 “디자인, 방수방진, 무선충전 등에서 노트7은 아이폰을 능가한다”면서 “노트7은 현재까지 나온 모든 스마트폰 중 최고”라고 극찬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애플이 앞서는 유일한 부분은 운영체제(OS)인 iOS”라고 덧붙였다.
특히 노트7의 선전으로 애플이 독식하고 있던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 균열이 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안드로이드 진영에서 애플에 대적할 수 있는 건 삼성전자가 유일하다”고 평가했다.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의 80%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 차지하고 있지만, 이익의 90%는 애플이 가져가고 있다. 프리미엄 시장에서 애플의 점유율이 높기 때문이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 중저가 위주이기 때문에 점유율은 높지만 수익성이 낮은 것이다. 포브스는 “화웨이 등 중국 업체들은 애플과 경쟁이 안 된다”면서 “갤럭시S7, 노트7 등은 안드로이드 진영의 중심”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IT 전문매체 매셔블은 “노트7이 아이폰보다 저렴할 이유가 없다”면서 프리미엄 시장에서 대등한 경쟁 상대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중저가 위주인 인도시장에서 2분기에도 1위를 사수했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2분기 인도시장에서 삼성전자가 25.1%의 점유율로 1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인도, 중국 업체의 공세 속에서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판매량이 15% 늘었다. 저가 시장을 겨냥한 갤럭시J, E 시리즈와 타이젠 스마트폰 Z1의 선전 덕분이다. 삼성전자는 조만간 Z2를 인도시장에서 출시할 계획이다.
반면 애플은 아이폰SE로 인도시장 공략을 노렸으나 실패했다. IDC는 “아이폰SE 가격이 높아서 시장에서 별다른 반향이 없었다”면서 “인도에서 애플 매출의 대부분은 아이폰SE보다 저렴한 아이폰5s에서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애플은 5위권 내에도 진입하지 못했다.
2분기 인도시장에서는 삼성전자에 이어 인도 현지 업체 마이크로맥스(2위) 인텍스(4위) 릴라이언스 지오(5위) 등이 5위권에 포함됐다. 중국 업체에선 레노버(3위)가 선전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
[기획] 갤럭시 노트7 돌풍… 삼성 위상 애플 넘는다
입력 2016-08-23 0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