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우, 한국인 최연소 PGA 우승

입력 2016-08-22 19:00
김시우가 21일(현지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즈버러 시지필드 골프장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윈덤 챔피언십 4라운드 경기에서 파3 16번홀 티샷을 한 뒤 공의 궤적을 쳐다보고 있다. AP뉴시스

‘남자골프 기대주’ 김시우(21·CJ대한통운)가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한국인 최연소 우승 기록을 세웠다. 이로써 PGA투어 한국인 우승자는 총 5명으로 늘어났다.

김시우는 21일(현지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즈버러 시지필드 골프장에서 열린 PGA투어 윈덤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3언더파 67타를 쳐 최종합계 21언더파 259타로 우승 상금 100만8000달러(약 11억2000만원)를 거머쥐었다. 성적도 좋았다. 카를 페테르손(스웨덴)이 2008년 기록한 윈덤 챔피언십 최소타 우승과 같은 성적으로 한때 세계 1위였던 루크 도널드(영국)를 5타차로 따돌렸다.

국가대표 출신 김시우는 고교 2학년이던 2012년 PGA투어 퀄리파잉스쿨(Q스쿨)에 사상 최연소로 합격(17세5개월)해 주목받았다. 하지만 경기에 출전할 수 없었다. 규정상 만 18세가 넘어야 했기 때문이다. 김시우는 1년을 기다린 뒤 드디어 PGA투어에 출전했다. 그러나 좌절을 맛봐야 했다. 간신히 기회를 잡아 나간 8개 대회에서 7번은 컷 탈락했고 1번은 기권했다.

예정된 순서였다. 김시우는 2014년 2부 투어(웹닷컴투어)로 밀려났다. PGA투어 복귀만을 노렸지만 성적은 시원찮았다. 19개 대회에 출전해 고작 네 번 컷을 통과했다. 확보한 상금 4만5000달러(약 5070만원)로는 미국 각지를 돌며 골프 경기를 준비하기 힘들었다. 이듬해 김시우는 이를 악물고 재차 2부 투어에 뛰어들었다. 결국 2015 스톤브래 클래식에서 우승해 상금랭킹 10위에 올랐다. PGA투어 출전 카드를 다시 손에 쥐게 됐다.

2년 동안 시련 속에서 단련한 김시우는 예전과 달랐다. 올해 초부터 PGA투어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소니오픈에서는 4일 내내 60대 타수를 치며 선두로 치고 나가 4위에 올랐다. 커리어 빌더 챌린지에서는 9위를 차지했다. 지난달 바바솔 챔피언십에서는 연장 접전 끝에 아쉽게 2위에 머물러 우승 가능성을 보여줬다. 당시 최경주(46·SK텔레콤)가 “실망하지 마라. 기회는 또 온다”며 위로했다고 한다.

김시우가 개인 통산 첫 우승을 거머쥔 이번 대회는 2016 PGA투어 레귤러 시즌 최종전이다. 이 대회를 끝으로 페덱스컵 랭킹 125위 안에 든 선수가 플레이오프(4개 대회)에 나선다. 경기 직후 페덱스컵 랭킹 15위로 상승한 김시우는 플레이오프 최종전(30명 출전) 진출까지도 기대된다.

고승혁 기자 marquez@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