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핵심공약인 ‘불법이민자 추방’을 번복하거나 수위를 낮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선거캠프 조직을 개편한 뒤 과거 자신의 막말을 “후회한다”고 말한 트럼프가 지지율 반전을 위해 히스패닉 유권자에게 손을 내밀려는 제스처로 해석된다.
트럼프 캠프의 새 선대본부장인 켈리엔 콘웨이는 21일(현지시간) CNN의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에 출연해 “트럼프는 아직 불법이민자 1100만명을 추방하기를 원하는가”라는 두 차례 질문에 “앞으로 결정해야 할 일”이라고 모호하게 답변했다. 트럼프의 측근인 제프 세션스 상원의원은 CBS의 ‘페이스 더 네이션’에서 “트럼프가 불법이민자들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지난해 대선출마 이후 집권하면 불법이민자를 추방할 것이라고 여러 차례 공언했다. 그는 히스패닉 이민자를 강도, 강간범 등 범죄자로 비하하면서 히스패닉 유권자의 반감을 샀다.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공약대로 1100만명에 달하는 불법이민자를 모두 추방할 경우 4000억 달러(약 450조원)의 비용이 들고,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이 1조 달러(약 1125조원) 줄어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는 25일 콜로라도 유세에서 달라진 이민정책 공약을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히스패닉계 매체인 유니비전은 트럼프가 지난 20일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히스패닉계 유력인사 23명으로 구성된 자문단을 만난 자리에서 이민정책 공약의 변화를 시사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이달 들어 줄곧 내리막을 걷던 트럼프의 지지율이 하락세를 멈추고 클린턴과의 격차를 좁히고 있다. 특히 21일 발표된 LA타임스 여론조사에서 트럼프는 45%의 지지율로 클린턴의 43%를 2% 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 집계로는 여전히 클린턴이 5.3% 포인트 차이로 트럼프를 앞섰지만 지난 10일(7.7% 포인트) 이후 격차가 조금씩 줄고 있다.
[관련기사 보기]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
[2016 미국의 선택] 반성 효과?… 트럼프 지지율 반등
입력 2016-08-22 18: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