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태극기와 한글을 팔에 새기고 다닐 정도로 한국 사랑이 남달랐던 프랑스인이 한국 여행 도중 갑작스럽게 뇌졸중이 발병했지만 우리 의료진의 신속한 응급조치로 목숨을 건졌다.
22일 가톨릭의대 서울성모병원에 따르면 샤트레인 카트린(58·여)씨는 지난 1일부터 딸과 함께 서울과 안동, 경주, 전주 등 역사유적지를 둘러보고 있었다. 카트린씨는 2년 전 첫 방문에서 한국 전통문화와 한국인의 열정에 감명받아 두 번째 여행길에 올랐다고 한다.
대부분 일정을 마친 뒤 프랑스로 돌아가기 위해 상경한 지난 11일 서울 잠원동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일이 벌어졌다. 카트린씨는 갑자기 왼쪽 손에 쥔 짐을 놓치는 등 마비 증상을 느꼈다. 말을 못 알아듣고 목소리도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다행히 같이 여행에 나섰던 한국인 지인의 도움으로 가까운 서울성모병원 응급실로 급히 이송됐다.
뇌졸중을 의심한 의료진은 병원 도착 36분 만에 혈전용해제(혈관을 막은 피떡을 없애는 약물)를 투여했다. 하지만 127㎏의 거구인데다 뇌혈관 모양이 특이한 탓에 증상이 나아지지 않자 1시간 만에 중재시술(혈관의 피떡 제거 수술)에 들어갔다. 뇌졸중 환자의 생존율과 효과적 치료는 ‘골든타임’(3시간 이내 치료)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건강을 되찾은 카트린씨는 23일 퇴원해 프랑스로 돌아갈 예정이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한국 여행 중 뇌졸중 발병한 프랑스인 국내 의료진 신속한 조치로 생명 건져
입력 2016-08-22 2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