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의 사전적 의미는 ‘위험이 생기거나 사고가 날 염려가 없는 상태’이다. 한마디로 편안하고 온전한 상태를 말한다. ‘지금 우리는 안전한가?’ 스스로에게 물어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최근 몇 년간 우리는 엄청난 불안과 충격을 준 대형사고를 겪었다. 피어보지도 못한 300여명의 고귀한 목숨을 앗아간 세월호 침몰사고,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도중 지붕이 무너져 열명이 목숨을 잃은 체육관 붕괴사고, 잇따라 발생하는 화학공장의 폭발 및 누출사고, 건설현장의 폭발사고나 붕괴사고 등. 숱한 사고와 사건들이 우리 일상을 위협하고 있다. 언제쯤이면 편안하고 온전한 상태로 국민행복,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을까. 우리 모두가 고민해야 될 문제다.
‘안전’과 ‘사고’는 동전의 양면 같은 관계다. 안전을 소홀히 한 결과가 사고다. 사고는 한순간에 희망과 행복을 무너뜨린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위협하고, 기업의 생산성과 경쟁력을 떨어뜨린다. 우리 사회가 사고에 대비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렇다면 편안하고 온전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몇 가지를 생각해 본다.
먼저, 공동체 안전의식이 확산돼야 한다. 우리 국민의 자질과 능력은 세계 최고다. 짧은 기간 동안 세계가 놀랄 만한 경제성장을 이루었고, 국가적인 경제위기도 슬기롭게 해결했다. 그러나 개인의 우수성에 비해 공동체의 규범을 준수하는 준법정신은 미약한 편이다. 안전 분야도 마찬가지다. 작은 일부터 안전의 기본과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 확산이 필요하다. 개개인의 안전의식이 공동체로 확산할 때 우리 사회의 안전문제 해결에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다.
둘째는 안전에 관한 컨트롤타워 기능이 필요하다. 우리 사회의 안전에 관한 제도는 비교적 정비가 잘돼 있다. 문제는 법령, 제도, 규정, 규칙을 수행하는 주체가 다원화돼 시너지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안전업무 주체 간 역할조정과 위기상황 발생 시 체계적인 대응을 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 옥상옥이 아니라 실질적인 컨트롤타워 기능이 있어야 한다.
셋째는 안전실천 문화 확산이다. 누구나 안전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 문제는 실천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자만, 서두름, 착각, 적당주의, 무지 등의 현상이 사고로 이어진다. 일터에서나 일상 속에서 안전이 습관처럼 행동으로 표출할 수 있도록 문화적 확산활동이 필요하다. 안전은 실천이 핵심이다.
마지막으로 체계적인 안전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안전은 가정에서, 학교에서, 직장에서 학습되고 훈련돼야 한다. 어릴 때부터 안전이 몸에 배야 일터에서도 안전을 실천할 수 있다. 안전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는 사회, 안전실천이 일의 시작이 되는 직장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체계적인 안전교육이 필요하다.
우리가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가 충족돼야 한다. 경제적인 면뿐 아니라 문화적으로도 선진화가 돼야 한다. 안전도 마찬가지다. 안전은 더 이상 우리 사회 우선순위의 문제가 아니다. 시대가 바뀌어도 변할 수 없는 핵심가치다. 안전을 지킨다는 것은 불편하고, 번거롭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이다. 비용도 많이 소요될 수 있다. 그 대신 생명을 지키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우리는 누구나 편안하고 온전한 세상을 꿈꾼다. 행복한 대한민국은 기본과 원칙을 지키는 데서 출발한다. 일상에서, 일터에서 안전을 문화로 확산하자. 안전을 지키는 것은 편안하고 온전한 세상을 만드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김동춘 산업안전보건공단 기술이사
[기고-김동춘] 안전한 세상 만들기
입력 2016-08-22 1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