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열전 ‘햄릿-더 플레이’의 주연 배우 김동원 “개성 살린 햄릿을 연기하고 싶어요”

입력 2016-08-22 19:41
배우 김동원
연극 ‘햄릿 더 플레이’의 한 장면. 연극열전 제공
요즘 연극은 대부분 더블 캐스팅이다. 홍보 차원에서 두 주역 가운데 한 명은 연예인인 경우가 많다. 그러다보니 연극만 주로 하는 다른 배우는 기량과 관계없이 인지도 부족으로 주목을 끌지 못하곤 한다.

연극 ‘햄릿 더 플레이’(∼10월 16일 충무아트센터 중극장블랙)의 타이틀롤을 맡은 배우 김동원(32·사진)도 그렇다. 더블 캐스팅 된 배우 김강우의 첫 연극 도전이라는 점 때문에 화제성에서 밀려났다. 하지만 그는 연극계가 주목하는 젊은 배우 그룹의 선두주자다. 연극 애호가라면 ‘청춘예찬’ ‘만주전선’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 등 연출가 박근형의 작품에 빠짐없이 나오는 그를 기억할 것이다.

22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홀에서 만난 그는 “주변에서 (김)강우형과 나를 어떻게 비교할지 신경쓰지 않는다. 연출가의 의도에 따라 우리 둘다 개성을 살린 햄릿을 연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극작가 지이선과 연출가 김동연이 의기투합한 이 작품은 제목처럼 인간의 삶이 곧 연극이며 놀이와 같다는 테마 아래 어린 햄릿과 왕실 광대 요릭을 등장시켰다.

그는 “얼마전 연극계 원로 선생님들이 출연한 ‘햄릿’도 나왔지만 내 경우 아직 신인이라 연기부담에서 오히려 자유로웠다. 너무 고민을 하다간 내 자신을 잃을 것 같아서 단순하게 생각하기로 했다. 상징과 은유 속에 갇혀 멀리 있는 햄릿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고민을 가진 같은 인간으로 다가가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20대 초반 뮤직비디오 등에 출연하며 연기를 시작했지만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 군대를 다녀온 뒤 바닥부터 다지기 위해 대학로에 온 그는 2011년 ‘햄릿’의 오디션에서 주역으로 뽑히며 본격적으로 연기를 시작했다. 이듬해 고선웅이 연출한 ‘뜨거운 바다’와 박근형이 연출한 ‘빨간 버스’의 오디션에 잇따라 합격하며 배우로서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박근형이 이끄는 극단 골목길의 단원이 됐다. 극단 골목길은 박해일, 고수희, 윤제문, 엄효섭 등 최근 영화와 드라마를 종횡무진하는 연기파 배우들을 배출한 곳이다. 그는 “박근형 선생님을 만난 후 배우로서 마음가짐이 많이 바뀌었다. ‘우리에게 다음은 없다’는 선생님의 말씀을 들은 이후 현재 내게 주어진 작업에만 최선을 다하기로 결심했다. 그러다보면 언젠가는 좋은 배우가 되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