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뜨거워진 바다… 화상 입은 漁心

입력 2016-08-21 21:41
폭염으로 바닷물이 뜨거워지면서 양식 어패류들이 집단 폐사하는 등 어가의 피해가 늘고 있다.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은 21일 충남 천수만 가두리 양식장의 폭염 피해현장을 찾았다. 이 지역은 총 108어가가 양식을 하고, 이 중 74곳이 피해를 신고했다. 해수부는 19일 현재 전국적으로 양식 어패류 164만 마리가 폐사하면서 24억5000만원의 피해를 입었다고 했다. 한국해양자료센터의 수온 현황에 따르면 이날 현재 목포 27.4도, 통영 25.8도 완도 24.8도였다.

제주의 경우 고수온에 중국의 저염수까지 유입돼 피해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한국해양수산연구원은 지난 15일 조사선으로 제주 서부해역을 관측한 결과 차귀도 서쪽 22∼41㎞ 범위에서 염분 23psu(실용염분단위) 안팎의 바닷물 덩어리(수괴)를 발견했다. 23psu는 정상적인 염분 농도보다 10 정도 낮은 것이다. 1996년 19∼25psu의 저염수가 유입된 제주 서부연안 어장은 소라, 전복 등 총 184t이 폐사해 약 59억원의 피해를 입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은 해수 수온을 낮추고 용존산소의 농도를 높이는 새로운 방법을 실험 중이다. 지난 14일 경남 통영해상과학기지의 해상가두리에서는 실험용으로 양식 중이던 볼락과 우럭 등 200여 마리가 집단 폐사했다. KIOST는 4일간 압축공기를 수심 5m의 해수에 분사해 산소를 공급하고 고온의 표층수와 저온의 심층수의 혼합을 유도했다. 또 먹이 공급을 줄여 어류의 대사율을 낮추는 방식으로 용존산소의 사용을 억제했다. 폭서기에는 수온 상승→바닷물 용존산소 부족→어류의 체내 면역기능 저하로 이어지면서 집단 폐사 위험이 높아진다.

압축공기 분사로 표층수온은 28.3도로 하락했고 용존산소 농도는 4.98ppm으로 높아졌다. 폐사도 없어졌다.

세종=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