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끝나가지만 ‘지카’는 진행형

입력 2016-08-22 04:00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폐막을 앞두고 국내외에 ‘지카바이러스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자생 모기에 물린 지카바이러스 환자가 추가 발견된 데 이어 국내에서도 10번째 감염자가 나왔다. 방역 당국은 올림픽 공식 파견자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검사 준비에 들어갔다. 국내에서 지카바이러스의 확산 가능성은 아직 낮다. 다만 해외 방문과 성접촉 등에 따른 감염 우려는 상존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 평가다.

질병관리본부는 리우올림픽에 다녀온 선수단, 응원단, 지원인력, 기자단 등 968명 가운데 미리 검사에 동의한 836명을 대상으로 증상과 무관하게 지카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라고 21일 밝혔다. 잠복기를 감안해 귀국 후 7∼21일 사이에 검사를 받게 된다. 올림픽 기간 중 귀국한 사람은 검사가 진행 중이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브라질의 경우 계절적으로 전염 가능성이 낮지만 국민 관심이 집중된 스포츠행사인 데다 안전 확인 차원에서 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브라질을 포함한 중남미 지역에서 크게 유행한 지카바이러스는 감염자의 80% 정도가 무증상이다. 하지만 산모가 감염될 경우 태아에게 소두증이 나타날 수 있어 ‘공포감’을 주고 있다. 최근 플로리다주에서 자생 모기에 의한 감염 사례가 5건 추가되는 등 감염 지역도 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19일(현지시간) 마이애미 해안지역을 ‘임신부 방문 자제지역’에 추가했다.

국내 감염자도 꾸준하게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감염 확진자가 나온 데 이어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8일까지 태국 파타야를 다녀온 30대 남성이 19일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감염자는 모두 10명으로 늘었다. 이 남성은 근육통과 발진, 발열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고 최종 감염자로 판명됐다.

우리나라는 지카바이러스를 옮기는 모기가 발견되지 않은 데다 계절적으로 여름이 끝나가고 있어 확산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최근 지카바이러스가 남성의 정액에서 6개월 넘게 생존한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되는 등 새로운 사실이 밝혀지고 있어 성접촉 등에 따른 감염 우려는 남아 있다.

특히 지카바이러스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아 동남아시아 등 지카바이러스 발생국을 방문할 때는 주의해야 한다. 실제로 국내 세 번째 확진자는 발열 등 증상이 없었으나 같이 여행한 두 번째 확진자가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감염 여부가 확인됐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