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된 십자가 걸음·시대양심 여전히 살아있다”… 추모 발길 잇따라

입력 2016-08-21 21:52
김영주 NCCK 총무(오른쪽) 등 교계 인사들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고 박형규 목사의 신앙을 기리며 추모 예배를 드리고 있다. 뉴시스
‘길 위의 목회자’ 박형규(사진) 목사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엔 고인을 추도하는 예배가 이어졌다.

이들은 박 목사 생전의 고된 삶을 떠올리며 이젠 하나님 품에서 편히 쉬길 기도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21일 오후 장례식장 1층 행사장에서 박 목사를 추모하는 예배를 드렸다. 박 목사는 1983년부터 2년간 NCCK 인권위원장을 지냈다.

박 목사와 수십 년간 함께 사역했던 서광선 이화여대 명예교수는 ‘흙수저, 질그릇, 말뚝이 목사’라는 제목의 설교에서 “박 목사님은 자서전에서 질그릇처럼 못났다고 말씀하셨지만, 그의 질그릇엔 예수그리스도의 진리라는 보배가 가득 차 있었다”며 “그가 걸어온 길은 십자가의 길이었다”고 전했다.

한국기독학생회총연맹(KSCF)도 이날 장례식장에서 추모예배를 드렸다. 나상기 KSCF 선배회 회장은 “민주주의와 인권, 평화, 이웃사랑을 실천하신 박 목사님의 육신은 갔어도 시대양심은 여전히 길 위에 살아있다”며 “이제 하나님 품에서 편히 쉬시길 바란다”고 추모했다. 장병기 KSCF 총무는 “박 목사님은 항상 열정적이었고 나이가 드셨어도 자유로움을 간직했던 영원한 청년이었다”며 “이 시대 기독청년들이 그의 정신을 따라 평화통일과 사회 갈등 해소에 앞장서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교계 주요 인사들도 박 목사의 별세를 안타까워하며 그를 본받는 삶을 살겠다고 다짐했다.

기독교도시빈민선교협의회 총무인 우성구 목사는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고, 가난한 사람이 갈수록 살기 힘들어지는 이 시대에 박 목사님 같은 분이 더 오래 계셨어야 한다”며 “후배로서 그의 삶을 따르고 신앙인으로서 이 시대에 민주화를 이루기 위해 바르게 살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주 NCCK 총무는 “민주화를 위해 온몸으로 헌신하신 박 목사님이 복지사회가 구현된 모습을 보지 못한 채 돌아가셨다는 것이 안타깝다”며 “후배들이 박 목사님의 삶을 반추하며 그 정신을 계승해야 한다”고 말했다.

발인 장례예식은 22일 오전 9시 서울 종로구 대학로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열린다.

이용상 이사야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