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올림픽이 막을 내린다. 22일 오전(한국시간) 브라질 특유의 카니발 형태로 폐막식을 치른다. 한국 대표팀은 금메달 9개, 은메달 3개, 동메달 9개로 종합 8위에 있다. 금 10개 목표는 달성하기 어려워 보이지만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리우의 폐막식처럼 올림픽은 축제이고 축제는 즐기는 것이다. 금메달을 따고 감격의 눈물 대신 “아름다운 밤이에요” 농담을 던진 구본찬(양궁) 선수, 아쉽게 패해 금메달을 놓치고도 거꾸로 상대방을 칭찬한 이대훈(태권도) 선수를 우리는 보았다. 전 종목을 석권한 양궁 대표팀, 역전승을 일궈낸 펜싱 박상영, 골든슬램을 이룬 골프 박인비 등은 짜릿한 승리의 기쁨을 줬고, 리듬체조 손연재를 비롯해 메달권에 들지 못한 더 많은 선수들이 최선을 다한 땀방울로 감동을 선사했다. 국가대표 선수단 모두에게 박수를 보낸다.
이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이 성큼 다가왔다. 한국은 1988년 서울올림픽, 2002년 한일월드컵에 이어 국제대회 유치국 ‘삼관왕’에 도전하고 있다. 서울올림픽과 평창올림픽 사이 30년 세월 동안 많은 것이 바뀌었다. 한국의 경제 상황과 올림픽의 기대효과 등 모든 게 달라진 지금 평창올림픽을 서울올림픽처럼 준비해선 성공할 수 없다. 최근 뮌헨(독일) 스톡홀름(스웨덴) 오슬로(노르웨이)는 2026년 동계올림픽 유치 계획을 줄줄이 철회했다. 2024년 하계올림픽 유치전에 나섰던 보스턴(미국)도 발을 뺐다. 모두 부국(富國)의 잘사는 도시여서 개최 역량은 충분한데 이런 결정을 내렸다. 천문학적 시설 투자와 환경 파괴를 무릅쓸 만큼 가치를 부여하고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본 것이다. 직전 동계올림픽을 개최한 소치(러시아)는 510억 달러 투자액 대부분이 적자로 남았다. 리우올림픽이 여러 문제를 드러내며 진행되는 동안 해외에선 올림픽 개최 도시를 아예 한 곳으로 고정해 부작용을 최소화하자는 여론이 일기도 했다.
서울올림픽은 개발도상국이던 한국이 고성장 경제를 세계에 보여주려 마련한 정치적 무대였다. 지금은 오히려 이런 행사를 치른 뒤 개최국 경제가 급속히 침체되는 ‘밸리효과’를 우려할 때다. 과시보다 실속을 추구하며 메달 경쟁보다 즐기는 축제의 무대를 만드는 게 평창올림픽이 성공하는 길일 것이다.
[사설] 막 내린 리우, 성큼 다가온 평창
입력 2016-08-21 19:00 수정 2016-08-21 20: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