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옷깃으로 한껏 멋을 낸 승마복을 입고 닉 스켈톤(59·영국·사진)이 눈물을 흘렸다. 부상으로 은퇴까지 고려했지만 또다시 도전해 결국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환갑을 목전에 둔 스켈톤은 19일(현지시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승마 남자 장애물 경기에서 42초82로 우승해 이번 대회 최고령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동시에 세계 승마 역사상 가장 나이 많은 올림픽 우승자로 기록됐다.
올림픽에만 무려 7번 도전했다. 1988 서울올림픽이 시작이었다. 스켈톤은 지난 런던 대회 때 55세로 단체전 금메달을 따 당시에도 최고령 금메달리스트에 올랐다. 그러나 여태껏 개인전은 5위가 최고 성적이었다. 세 살 무렵부터 조랑말을 탄 그는 열여덟 살이던 1975년 유럽주니어선수권대회 장애물 개인전에서 우승해 선수의 길로 들어섰다. 이후 41년이 지났다. 누구보다 긴 여정 끝에 값진 금메달을 따낸 것이다.
오랜 선수생활로 인해 스켈톤은 각종 부상에 시달렸다. 2000 시드니올림픽을 앞두고 경기 중 목이 부러지는 사고를 당했다. 어쩔 수 없이 2001년 은퇴를 선언했지만 이듬해 다시 안장에 올라 2004 아테네올림픽에 복귀했다. 그러나 새로운 고난이 기다리고 있었다. 자신의 애마 ‘빅스타’가 2013년 부상으로 뛰지 못하게 되면서 금빛 질주가 어려워진 것이다. 스켈톤도 허리 통증이 도져 말을 타기 위해서 사다리를 이용해야 할 정도가 됐다. 하지만 스켈톤은 자국 역사상 두 번째로 나이가 많은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영국 최고령 금메달리스트는 1908년 만 61세의 나이로 사격 금메달을 딴 조슈아 밀너다. 스켈톤은 경기 직후 “내 나이에 (올림픽에서) 우승할 수 있다는 사실이 매우 감동적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고승혁 기자 marquez@kmib.co.kr
영국 승마선수 닉 스켈톤, 59세 나이로 최고령 금메달리스트
입력 2016-08-21 2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