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형적인 ‘안전불감증’이 부른 참사가 또 일어났다. 이 폭염에 충북 청주의 한 공장에서 직원 3명이 무방비로 지하에 매설된 정화조 안에 들어갔다가 유독가스에 질식해 2명이 숨지고 1명이 중상을 입었다. 이날 청주의 낮 최고기온은 36.3도에 달했다.
21일 청주 흥덕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20분쯤 청주시 흥덕구 옥산면 덕촌리 A공장에서 시설 관리를 담당하는 권모(45)씨가 배수가 제대로 되지 않는 정화조 점검을 위해 맨홀 뚜껑을 열고 들어갔다가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권씨가 10여분이 지나도 나오지 않자 동료인 박모(44)씨와 금모(49)씨가 정화조에 잇따라 들어갔고, 이들도 모두 의식을 잃었다. 이들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권씨와 금씨가 숨졌고, 박씨는 중상을 입었다. 인분·폐수 등이 모이는 이 정화조에는 폭염에 오물 등이 부패하면서 발생한 유독가스로 가득 차 있었다. 정화조 내부의 산소 농도가 18% 미만인 산소 결핍상태에서 암모니아 등이 함유된 메탄가스에 노출돼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청주=홍성헌 기자adhong@kmib.co.kr
이 더위에… 정화조 주의보
입력 2016-08-21 18:34 수정 2016-08-21 2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