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둥이 출산 경험 부모 62%가 추가출산 꺼려 “또 미숙아 낳을까 두렵고 치료비 부담”

입력 2016-08-22 18:16
저출산, 만혼 풍조와 고령산모 증가 현상으로 ‘이른둥이’(미숙아)를 출산한 경험이 있는 부모 가운데 62%가 추가 출산을 꺼린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2012년의 추가 출산 기피율보다 18% 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대한신생아학회(회장 김병일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지난 6∼7월 이른둥이 출산 경험이 있는 부모 1007명을 대상으로 의료비 부담 및 실태를 조사한 결과, 추가 출산을 꺼리는 이유로 ‘또 미숙아를 낳을까 두려워서’(32.3%)가 가장 많았다고 22일 밝혔다. 치료비 부담(27.4%), 앞서 낳은 아이의 치료에 집중하기 위해서(14.7%)라는 답이 뒤를 이었다.

이른둥이 가정 10곳 중 1곳 이상(12.6%)은 자녀가 신생아중환자실(NICU)을 퇴원한 이후 입원, 진료, 재활, 예방접종 등을 위한 의료비로 평균 1000만원 이상을 쓴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재태(在胎)기간이 적은 28주 미만 이른둥이는 퇴원 후에도 1000만원 이상 의료비를 쓰는 경우가 많았다. 퇴원 후 의료비가 500만원 이상에서 1000만원 미만인 이른둥이 가정은 13%, 200만원 이상에서 500만원 미만은 24.9%였다.

하지만 이른둥이 가정의 60.6%는 월평균 소득이 300만원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둥이 가정의 상당수가 저소득층이고, 이른둥이의 치료 및 양육에도 적잖은 부담을 느끼는 것이다. 김병일 대한신생아학회 회장은 “이른둥이 4명 중 1명(24.6%)이 퇴원 후 호흡기 감염, 성장부진 및 영양 문제 등으로 다시 입원해 치료를 받게 된다”며 “이른둥이들이 사회의 일원으로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이기수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