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와 ‘쭈쭈바’ 등으로 불리는 빙과제품 인기는 줄어들고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시장은 커지고 있다. 고급 디저트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을 겨냥하기 위해 업계에서는 프리미엄 원료를 강조하고 나섰고 아이스크림 배달 서비스까지 등장해 인기를 끌고 있다.
21일 빙과업계에 따르면 2012년 2조원 규모이던 빙과 시장 매출은 지난해 1조5000억원으로 줄었고 올해 역시 3%가량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폭염이 기승을 부린 지난달에도 빙과업체의 매출은 2∼7%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날은 더 더워졌지만 아이스크림을 찾지 않는 데는 커피 등 대체 간식이 늘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 주 소비층인 아이들이 감소한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고급 아이스크림 인기는 날로 높아지고 있다. 편의점과 아이스크림 브랜드숍에서 팔리는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가격은 대략 4000원으로 빙과 제품 가격의 약 4배다. 백화점에 입점한 고급 브랜드 아이스크림 가격은 6000원을 훌쩍 넘는다. 기존 빙과 제품보다 비싼데도 시장 규모는 매년 10%가량 커지고 있다.
고급 아이스크림 시장이 커지자 업계에서는 잇따라 신제품을 출시하며 프리미엄 제품임을 강조하고 있다. 빙그레는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 ‘끌레도르’를 지난 4월 전면 리뉴얼하고 솔티드 카라멜, 초코 브라우니 등 신제품을 출시했다. 끌레도르는 리뉴얼 이후(4∼7월) 매출이 70억원을 기록하는 등 전년 대비 13% 상승했다. 끌레도르는 국산 원유만을 사용하는데 특히 파인트 제품(컵 형태)의 경우 2배 농축유를 사용해 원유가 기존 제품보다 2배 더 많이 들어간다.
롯데푸드가 지난 5월 출시한 ‘티라미수 컵’은 3개월치 판매량으로 예상했던 20만개가 1주일 만에 동나는 등 품귀 현상을 빚기도 했다. 이밖에도 하겐다즈는 신제품 ‘스틱바’의 월 평균 매출이 3배 이상 성장하는 등 인기가 높아지자 지난 5월 기존 3종에서 6종으로 맛을 확대했다. ‘디저트계의 에르메스’라 불리는 ‘라메종뒤쇼콜라’ 아이스크림은 6000∼7000원대 고가 제품임에도 인기가 높아지며 신세계백화점 본점, 센텀시티점뿐 아니라 추가 매장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업체들은 고급 아이스크림 배달 서비스들도 앞 다퉈 선보이고 있다. 배스킨라빈스는 배달 애플리케이션 ‘배달의민족’을 통해 지난 16일부터 배달을 시작했다. 배달의민족에서만 맛볼 수 있는 전용 맛인 ‘우아한 피스타치오향 초콜릿’도 출시했다.
하겐다즈는 지난 1월 온라인몰을 오픈하고 서울, 경기, 인천 지역에 아이스크림을 배달해주고 있다. 직영 대리점에서 직접 예약한 시간과 배송지에 맞춰 전달하기 때문에 아이스크림이 녹지 않는다. 지난 6개월 동안 매출이 약 390% 증가할 정도로 배달 서비스 인기가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리아가 운영하는 나뚜루팝 역시 1만원 이상 주문 시 아이스크림과 아이스크림케이크를 집에서 받아볼 수 있는 홈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추억의 빙과는 얼어붙는데… 불황 모르는 고급 아이스크림
입력 2016-08-22 00:02 수정 2016-08-22 0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