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이철성 靑재직 때 우병우 아들 운전병 배치”

입력 2016-08-19 18:39 수정 2016-08-20 00:41
이철성 경찰청장 후보자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이동희 기자

이철성 경찰청장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 쟁점은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아들에 대한 ‘의경 근무 특혜 의혹’과 이 후보자의 ‘음주운전’이었다. 청문회는 이 후보자가 23년 전 음주운전으로 경찰 조사를 받을 때 신분을 속인 점이 드러나면서 파행 위기를 맞기도 했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는 19일 오전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었다. 야당 의원들은 우 수석과 이 후보자의 관계에 대한 질문을 쏟아냈다.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질의 자료를 통해 이 후보자가 우 수석 아들의 ‘의경 특혜 과정’에 개입했을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표 의원은 “우 수석 아들은 이 후보자가 청와대 정무수석실 치안비서관으로 재직할 당시 서울경찰청 경비부장으로 근무하던 이상철 서울경찰청 차장 운전병에 배치됐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자는 2014년 9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청와대 정무수석실에 파견돼 치안비서관으로 근무했다. 우 수석은 지난해 1월부터 현재까지 재직하고 있다. 이 후보자는 이 시기를 비롯해 33년6개월 경찰 경력의 37%인 12년3개월을 청와대에서 보냈다. 표 의원은 “19대 대선 과정을 책임질 경찰 총수로서 정치적 중립을 지킬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박주민 더민주 의원은 “우 수석 아들을 ‘꽃보직’에 배치하고 특혜를 주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들이 나오는데, 이 후보자가 관여한 바 있는가”라고 추궁했다. 이 후보자는 “우 수석과 일면식도 없고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며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답했다.

이 후보자가 1993년 음주운전 사고를 낸 뒤 조사 과정에서 직업을 숨겨 징계를 면한 사실도 드러났다. 여야 의원들이 징계기록을 제출하라고 거듭 요구하자, 이 후보자는 “당시 조사를 받는데 너무 정신없고 부끄러워 직원에게 신분을 밝히지 못했기 때문에 징계기록이 없다”고 고백했다. 이어 “그때로 돌아간다면 신분을 밝힐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후보자는 2008년 KBS 이사회 노사대립, 2013년 밀양 송전탑 반대시위 등에 대한 경찰의 과잉진압 논란에는 “지휘책임자로서 정당한 법 집행을 했다”며 “지금도 그런 원칙을 갖고 있다”는 소신을 밝혔다. 지난해 민중 총궐기 집회 진압 과정에서 경찰 물대포를 맞고 쓰러져 중태에 빠진 백남기 농민에 대해서는 “몹시 송구스럽다. 검찰 수사로 경찰 잘못이 밝혀지면 제가 사과 드리겠다”고 말했다.

한편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이날 김재형 대법관 후보자 임명동의안에 대한 심사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전수민 기자 suminis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