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학일체형 도제학교 ‘고교→전문대→특기병→취업’ 체계적 로드맵 갖춰

입력 2016-08-22 20:28 수정 2016-08-22 23:47
산학일체형 도제학교는 스위스의 도제교육을 본떠 만들어진 ‘실무형 직업교육 시스템’이다. 도제란 장인(匠人)과 함께 일하면서 지식과 기술을 전수받는 교육 방식을 말한다. 학교에서 이론 교육과 기초적인 실습을 한 뒤 직업 현장에서 적용해보는 종전 특성화고 방식이 아니라 학생이 기업과 학교를 오가며 실무 교육을 받게 된다.

교육과정 개발부터 학교와 기업, 관련 산업의 협회 등이 참여한다. 딱딱한 이론 수업이나 형식적인 실습에서 탈피할 수 있다. 실제 기업 현장에서 적용되고 있는 기술을 현장 전문가로부터 직접 전수받기 때문에 졸업과 취업이 자연스럽게 연계될 수 있다.

학생들은 오전에 학교에서 이론 수업을 듣고 오후에는 기업으로 가 배운 걸 적용해보는 ‘일간 정시제’, 일주일의 절반은 학교로 나머지는 기업으로 가는 ‘주간 정시제’, 8주는 학교에서 8주는 기업에서 배우는 ‘구간 정시제’ 등 다양한 방식으로 교육·훈련을 받는다.

고교에서 도제교육 과정을 수료한 뒤 취업할 수 있다. 심화 학습을 원한다면 유니테크 사업(전문대-기업 일학습 병행 교육 시스템)에 참여하는 전문대 등에 진학할 수 있다. 이후 산업기능요원이나 군 특기병으로 복무한 뒤 고숙련 기술 인력으로 취업하는 로드맵이다. 교육부는 이런 직업교육 방식이 ‘학벌 사회’를 ‘능력 위주 사회’로 전환하는 동력이 될 것으로 내다본다.

때문에 산학일체형 도제학교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2015년 9개교에서 학생 503명을 대상으로 시범 사업을 했는데 올해는 60개교 2674명, 내년에는 200개교 7000여명으로 확대한다. 참여 기업도 2015년 163개에서 내년 2000개 이상으로 늘어난다. 종전에는 공업계열에만 국한했지만 정보기술(IT) 등 다른 분야로도 확대하고, 도제 교육을 받는 학년도 2학년에서 1학년 2학기로 앞당기기로 했다.

정부는 ‘열정 페이’가 일어나지 않도록 모니터링을 강화할 방침이다. 학생들은 학교 수업 시간 안에서만 기업에서 도제 교육을 받는다. 야간이나 주말에는 일을 시키지 못한다. 또한 학생들에게 최저임금 이상을 지급해야 한다. 기업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기업현장교사’는 4박5일 동안 학생의 특성을 이해하도록 연수를 받아야 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기업에 노동력을 제공하는 게 정책의 목표가 아니다. 학생이 기업과 학교를 오가며 기술과 지식을 배우도록 하는 게 목표”라며 “참여 기업에 예산이 지원되는 만큼 수시로 기업과 학교 현장을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