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선전거래소 상장사 주식을 해외 일반투자자들이 자유롭게 사고 팔 수 있는 ‘선강퉁(深港通)’ 시대가 이르면 연내 열린다. 자산운용업계는 중국 본토주 펀드의 선전 시장 비율을 높이는 등 새 투자전략 준비에 바쁘다. 개인투자자들은 선전 주식을 직구(직접구매)하는 게 좋을지, 펀드를 통해 간접 투자할지가 관심사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중국이 지난 16일 공식 승인한 선강퉁 제도는 오는 12월 정식 시행될 가능성이 높다. 선강퉁은 ‘선전의 선(深)과 홍콩의 강(港)을 통(通)하게 한다’는 의미다. 선전 증시에는 첨단 IT·바이오 벤처기업 등이 상장돼 있다. 한국 코스닥시장과 비슷하다. 선강퉁이 시행되면 홍콩거래소를 통한 해외투자자의 A주 거래가 허용된다. A주는 현재 중국 당국의 허가를 받은 일부 해외투자자만 거래할 수 있다.
해외 개인투자자들의 선전 시장 주식 거래가 가능해지기 때문에 중국 시장 투자 열기가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선전종합지수는 선강퉁 시행 기대감에 지난 2월 말보다 24%가량 올랐다. 한화자산운용 박준흠 중국에쿼티팀 상무는 “상하이 주식시장은 기업 구조조정 등으로 정체돼 있는 상황”이라며 “선전 시장에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들이 몰려있어 유망하다”고 말했다. 선전 상장사의 올해 예상 실적 증가율은 25.6%로 상하이(14.6%)보다 높다.
한국 개인투자자들은 선강퉁 시행 후 증권사에서 해외 증권매매 전용 계좌를 개설하면 선전 시장 투자가 가능하다. 한국투자증권 최설화 선임연구원은 “선전 시장의 변동성이 높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신성장산업 내 선두기업 중심으로 선별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개별 종목을 일일이 찾기 어렵다면 중국 본토주 펀드 투자로 접근할 수 있다. 한화자산운용은 한화중국본토펀드의 선전 시장 비중을 지난해 말 41% 수준에서 지난달 49% 수준으로 높여 선강퉁에 대비하고 있다. 저평가됐거나 장기 성장성이 높은 기업에 중장기 투자하며 최근 3년간 누적 수익률이 71%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선전 시장에 100% 투자하는 차이나심천100인덱스펀드를 지난달 설정했다. 삼성자산운용은 중국 중소형 우량주에 투자하는 삼성중국본토 중소형FOCUS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선강퉁 시행 이후 선전 증시의 유동성 증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다만 상하이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이 지난달 기준 14.8배인데 선전 증시는 33.5배라 고평가됐다는 우려도 있다. 앞서 상하이 종합증시를 개방하는 ‘후강퉁’ 실시 이후 중국 증시가 급등락하며 쓴맛을 본 경험도 있다. 중국 A주의 MSCI지수 편입 가능성이 확대되고 있는 점은 한국 주식시장에 부정적일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글=나성원 기자 naa@kmib.co.kr, 그래픽=공희정 기자
중국판 코스닥… “선전 증시 변동성 커 신중히 접근해야”
입력 2016-08-20 04: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