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돈줄’ 노동당 39호실 유럽 주재원, 수십억원 들고 지난해 망명… 제3국 은신 중

입력 2016-08-19 17:47 수정 2016-08-19 21:24

유럽에서 근무하던 북한 노동당 39호실 소속 주재원이 지난해 수십억원의 돈을 들고 망명한 것으로 19일 알려졌다.

대북 소식통 등에 따르면 이 주재원은 유럽에서 북한 자금을 총괄·관리했으며 지난해 자녀와 함께 잠적해 유럽 내 제3국에서 현지 당국의 보호 아래 은신 중이다.

이 주재원이 챙긴 돈의 용도 등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김정은(얼굴) 노동당 위원장의 통치자금이나 비자금이었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 그가 4000억원 규모의 거액을 들고 탈출했다는 설도 나왔으나 실제로는 우리 돈으로 환산해 수십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주재원은 20여년간 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해 왔다. 유럽 외에 중동과 아프리카 등지에서도 각종 불법 거래에 관여했을 것이란 추측도 제기된다. 다만 통일부는 그의 망명 여부 등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만 밝혔다.

지난해에도 39호실 간부급 인사 3명이 탈북해 남한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으나 확인되지 않았다. 39호실은 명목상 노동당 산하 기관이지만 실제론 김씨 일가의 통치자금 관리를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위조달러 유통과 마약 밀매, 무기 판매 등으로 연간 수십억 달러를 벌어들여 2010년 미국 행정부가 제재 대상으로 지정해둔 상태다.

우리 정부는 지난 2월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발사 이후 개성공단 수익금이 39호실로 흘러가 대량살상무기(WMD) 개발 자금으로 전용된다고 보고 공단 운영을 전면 중단하는 조치를 내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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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그래픽=전진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