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꿈틀대고 있다. 수개월간 저유가 추세를 깨고 배럴당 50달러선을 치고 올라갈지 주목된다.
18일(현지시간) 런던 ICE 선물시장에서 10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2.11% 상승해 배럴당 50.89달러로 마감했다. 지난 7월 4일 이후 첫 50달러선 복귀다.
같은 날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9월 인도분이 배럴당 48.22달러까지 치고 올라와 50달러선을 위협했다. 6거래일 연속 상승세이자 지난 7월 1일 이후 최고가다. 영국 경제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국제 원유시장이 다시 강세장으로 복귀했다고 진단했다.
유가를 견인한 건 석유수출국기구(OPEC·오펙)의 공이 크다. 지난 15일 오펙이 다음달 비공식 회담을 가질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원유 생산량을 줄이리란 기대가 시장에 퍼졌다. 이에 따라 미리 원유를 사두려는 수요가 급증해 유가가 상승세를 탔다.
달러 약세 역시 유가 오름세를 부추겼다. 17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난 7월 회의록을 공개하자 조기 금리 인상설이 다소 힘을 잃었고, 여기에 잠시 강세로 돌아섰던 달러값도 다시 힘을 잃어 배럴당 지불해야 하는 달러 액수가 올랐다. 비슷한 시기에 미국의 원유 비축량이 예상보다 적다는 결과가 나와 상승세에 더 불이 붙었다.
다만 일각에서는 오름세가 지속될지 회의론이 나온다. 오펙 회담에서 생산량 동결 조치가 나오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다. 에너지 부문 국제 전문가로 꼽히는 에이미 메이어 자페 전 세계경제포럼(WEF) 국제어젠다의회 전 의장은 18일 FT 기고문에서 “원유 수요가 줄면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며 투자자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일반적으로 유가 상승은 국내에서 조선 화학 철강 기계 등 업종에 긍정적이지만 현재로서는 외려 악재다. 현재의 오름세가 수요 때문에 생긴 게 아니라 생산량 동결 기대로 인한 측면이 커서다. 손영주 교보증권 연구원은 “수요가 동력이 되지 못한 유가 오름세는 정유산업에 오히려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국제 유가 강세… 50달러 복귀
입력 2016-08-19 1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