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완식의 우리말 새기기] 책임 막중한 영감·대감, 그리고 상감

입력 2016-08-19 17:44

급 높은 공무원이나 지체 높은 사람을 높여 이르는 말, 나이 든 부부간에 아내가 남편을 이르거나 부르는 말, 중년이 지난 남자를 대접해 이르는 말, 원래는 조선시대 정3품과 종2품 벼슬아치를 이르던 말.

영감(令監)입니다. ‘참의영감’ 등같이 사극에 자주 나오지요. 영감보다 위는 대감(大監)입니다. 정2품 이상을 높여 부르던 말이지요. ‘좌상대감’처럼.

監 중에 으뜸은 임금, 즉 상감(上監)입니다. 영감, 대감 뒤에는 상전이란 뜻의 ‘마님’이 붙는데 임금과 그 가족 관련 명사 뒤엔 존대의 뜻을 나타내는 ‘마마’를 붙입니다. ‘공주마마’처럼.

監은 경계하고 단속하다, 살피고 감찰하다의 뜻을 가진 글자로 원래 皿(그릇 명) 대신 言(말씀 언)이 붙어 있었지요. 높은 곳에서 아랫사람들(臣·신하 신)에게 지시하고 감독한다는 뜻이겠습니다.

검사(檢事)를 그쪽에선 영감이라고 한다지요. 지체 높은 사람이라는 뜻이겠습니다. 차관급 대우를 받는 검사장은 영감이 아니라 대감이라고 해야겠는데, 요즘 해서는 안 될 행위를 한 ‘대감’들이 있습니다.

검사는 판사(判事)와 함께 의사(醫師)의 師, 변호사(辯護士)의 士 등과 달리 事자를 쓰지요. 일을 반듯하게 마름해야 하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먼저 모범을 보이고 세상을 바로잡을 책임이 따르는 자리라 하겠습니다.

서완식 어문팀장 suhws@kmib.co.kr 그래픽=전진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