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은-신승찬 동메달 스매싱

입력 2016-08-18 23:38
배드민턴 여자복식의 정경은(오른쪽)-신승찬이 18일(현지시간) 열린 리우올림픽 동메달 결정전에서 탕위안팅-위양에게 2대 0 완승을 거둔 뒤 기뻐하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정경은(26·KGC인삼공사)-신승찬(22·삼성전기)이 한국 배드민턴의 노메달 참사를 막았다.

세계랭킹 5위인 정경은-신승찬은 18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리우센트루 4관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여자 복식 동메달 결정전에서 탕위안팅-위양(중국·2위)을 2대 0(21-8 21-17)으로 꺾었다. 정경은-신승찬의 동메달로 한국 배드민턴은 ‘노메달’의 위기에서 벗어났다.

둘은 지난해 9월 새로운 복식 조로 묶였다. 최근 여자 복식이 국제대회에서 성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올림픽을 앞두고 갑자기 파트너를 바꾸는 것은 모험에 가깝다. 하지만 둘은 강도 높은 훈련을 견뎌낸 덕분에 1년도 안 돼 치른 올림픽에서 메달을 목에 거는 쾌거를 일궈냈다.

정경은은 경기 후 “동메달이라도 따고 가게 돼 감사하다”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만큼 값지다”고 기쁨을 전했다. 이어 신승찬과의 플레이에 대해 “(파트너가 바뀐 뒤) 올림픽이 얼마 안 남아 더욱 집중했다. 승찬이가 네트플레이를 잘하고 난 후위를 맡으니 잘 맞아떨어졌다”고 말했다.

정경은은 2012 런던올림픽에서 고의 패배 의혹에 휘말려 1년 동안 라켓을 잡지 못했기에 이번 동메달이 더욱 값지다. 그는 “4년 전 안 좋은 일이 있었고 3∼4위전까지 우리만 남아 부담이 컸다. 서로 잘 다독이면서 이야기하니 전 경기보다는 많이 좋아진 것 같다”고 환하게 웃었다.

신승찬은 “솔직히 내 실력으로는 여기까지 오기 어렵다”며 “세계 톱에 들 정도로 잘하는 언니가 값진 동메달을 안겨줘 고맙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둘은 “끝까지 나와 응원해 준 동료들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 선수단은 이른 아침부터 관중석 한쪽에 자리를 잡고 마지막 경기에 나선 두 선수를 열렬히 응원했다.

리우데자네이루=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