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로 고전 ‘러브스토리’ 아서 힐러 감독 별세

입력 2016-08-18 21:12

멜로영화의 고전으로 꼽히는 ‘러브스토리’의 아서 힐러(92·사진) 감독이 17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자택에서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캐나다 앨버타주 출신인 그는 1950년대 캐나다에서 코미디극을 제작하며 연출가의 길로 뛰어들었고 이후 미국 할리우드에 진출해 50여년간 70여편의 영화와 TV드라마를 만들었다.

특히 1970년 발표한 ‘러브스토리’는 역작으로 꼽힌다. 에릭 시걸의 동명 원작을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은 이탈리아 이민자 가정 출신 제니(알리 맥그로)와 명문가 상속자 올리버(라이언 오닐)가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한 뒤 벌어진 애절한 사랑 이야기다. 두 주인공이 눈밭을 뒹굴며 사랑을 속삭이는 장면과 그때 흐르는 배경음악은 세대를 뛰어넘어 많은 사람에게 각인돼 있다.

‘러브스토리’는 개봉한 이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음악상을 받았다. 그는 1989년부터 4년간 미국감독조합장으로, 1993∼1997년 영화예술아카데미협회장으로 일했다. 2001년 영화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진 허숄트 박애상’을 수상했다.

힐러와 초등학교 동창이었던 아내 그웬의 사랑 또한 한 편의 영화 같다. 두 사람은 8세 때 처음 만나 1948년 결혼한 뒤 68년을 함께 살았다. 그웬은 지난 6월 세상을 떠났다. 두 달 만에 아내를 따라간 셈이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