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지배구조 개편 기대감 ‘솔솔’

입력 2016-08-18 18:43 수정 2016-08-18 21:33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직원이 삼성전자 모니터로 삼성전자의 주가를 확인하고는 전화를 걸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164만원에 거래를 마쳐 종가 기준으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뉴시스

18일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새 기록이 쓰였다. 삼성그룹의 대표 계열사인 삼성전자 주가가 종가기준 164만원에 거래를 마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삼성생명을 비롯해 삼성전기 삼성물산 삼성SDS 등 다른 계열사들도 2∼6%대로 나란히 초강세였다. 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두고 차오른 기대감 때문이다.

최근 증권가에서는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생명은 18일 이사회에서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증권주 지분 전량인 8.02%를 매입해 보유 지분을 19.16%까지 늘리기로 했다. 삼성생명은 “시너지 창출과 회사가치 제고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생명의 금융지주사 개편설에 대해 이 회사 관계자는 “상시 검토할 수 있는 사안이지만 현재 준비 중인 것은 없다”고 했다. 그러나 금융권에서는 한 단계 더 진전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금융 부문에서 삼성생명이 주축이라면 전자 등 실물 사업에서 중심이 될 후보는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전자다.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한 축이 ‘이재용의 삼성’ 만들기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9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한 뒤 일각에서는 삼성그룹이 삼성전자를 인적분할해 지주 부문을 설립한 뒤 통합 삼성물산과 합병을 추진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삼성전자가 잇따라 실행하는 주주 친화정책 역시 지배구조 개편의 일환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지배구조 개편에 일반 주주들의 지지를 얻으려 한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자사주 11조3000억원을 매입해 소각한다고 발표했다.

덕분에 지난해 삼성전자의 순이익 대비 주주에게 돌아간 금액 비율은 76.9%에 달했다. 이후 삼성화재, 삼성증권 등 다른 계열사들도 자사주 매입에 동참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한 가지 이유만으로 설명할 순 없겠지만 지배구조 개편에 앞서 주주들의 지지를 얻으려는 목적이 있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개편 뒤에도 주주 친화정책은 이어질 전망이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분할 뒤 미래 청사진과 적극적인 주주 친화정책을 동시에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여기에 내년 대선을 앞두고 여야 모두 급진적인 법안을 내놓을 가능성, 또 야권이 국회에서 과반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도 지배구조 개편을 서두르리라는 관측에 힘을 더한다.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기대감이 높아지면 삼성그룹주 주가가 계속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날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200만원으로 제시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