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최근 남수단 수도 주바의 외국인 집단 거주지에서 벌어진 현지 군인의 만행에 대해 특별조사할 것을 지시했다고 17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이 보도했다. 사건 당시 가까운 곳에 있던 유엔 남수단임무단(UNMISS)이 피해자의 구조 요청에 제대로 응하지 않았다는 혐의도 조사 대상이다.
2011년 수단으로부터 독립한 남수단은 딩카족 출신 살바 키르 대통령 지지세력과 누에르족 출신 리크 마차르 전 부통령 세력이 수년째 내전을 벌이고 있다. 이에 평화유지 목적으로 군인 등 1만2000명으로 구성된 UNMISS가 파견됐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에 따르면 지난달 11일 국제기구·구호단체 직원이 집단 거주하는 지역에 현지 무장군인 100명가량이 들이닥쳤다. 외국인에게 적의를 드러낸 이들은 현지인 기자 존 가툴락(32)을 사살했고, 많은 외국인 여성을 마구잡이로 성폭행했다. 달러와 값나가는 물건은 빼앗아갔다. 무차별 폭행과 약탈은 3시간 이상 계속됐다. 공포에 질린 거주민들은 전화와 문자메시지로 유엔에 구조를 요청했지만 불과 1.6㎞ 거리에 있던 UNMISS는 끝내 오지 않았다고 CNN은 전했다. UNMISS 관계자는 “치안 환경이 엄혹해 대원을 차출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해명했다.
서맨사 파워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끔찍한 사건은 주바에 평화유지 병력을 더욱 늘려야 할 필요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천지우 기자
반기문, 남수단 외국인 거주지 폭력 유엔 특별조사 지시
입력 2016-08-18 1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