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대표팀 10인의 얼굴, 벽화로 남다

입력 2016-08-18 18:07 수정 2016-08-18 21:40
브라질의 거리예술가들이 17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항구 지역의 낡은 창고 담장에 그린 난민대표팀의 초상화를 공개했다.유엔난민기구(UNHCR) 제공

승리가 아닌 참가만으로 박수갈채를 받는 이들이 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 처음 나선 난민대표팀(Refugee Olympic Athletes)의 얼굴이 벽화로 남았다. 올림픽 폐막 이후에도 감동을 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17일(현지시간)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항구 재개발 지역에 위치한 낡은 창고 담장에 그려진 난민대표팀 선수단의 초상화가 베일을 벗었다. 브라질 거리예술가들은 UNHCR과 손잡고 벽화를 완성했다.

안젤리나 나다이 로할리스(23) 파울로 아모툰(24·이상 육상) 라미 아니스(25·수영) 요나스 킨데(36·육상) 욜란데 부카사(29) 포폴레 미셍가(24·이상 유도) 이에크 푸어 비엘(21·육상) 유스라 마르디니(18·수영) 제임스 은양 치엥지엑(24) 로즈 나티케 로코니엔(21·이상 육상) 등 리우올림픽에 출전한 10명 전원의 얼굴이 벽화에 담겼다. 벽화의 넓이는 100㎡에 달한다.

리우올림픽을 앞두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난민문제를 지구촌에 알리기 위해 난민대표팀을 꾸렸다. 남수단, 시리아, 에티오피아, 콩고민주공화국 등 조국 국기 대신 오륜기를 가슴에 단 선수들은 예선 탈락을 면치 못했다. 난민대표팀은 아직 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다.

하지만 메달은 중요하지 않았다. 벽화에 참여한 호드리구 시니는 “난민대표팀은 이미 금메달리스트”라고 했다. 이어 “각자가 짊어진 무게, 여태껏 겪은 사연, 새로운 삶을 찾아 나선 용기 등을 담아낼 수 있는 메달은 없다”고 덧붙였다.

낡은 창고 담장에 그려진 벽화는 리우올림픽의 명물로 떠올랐다. 함께 벽화를 그린 세티 솔다데는 “벽화 속 인물에 호기심을 느끼던 시민들이 난민대표팀 선수단이라는 것을 알고 즐거워했다. 리우올림픽 최고의 선택이 바로 이 벽화라는 반응이 많다”고 전했다.

벽화에 기록된 난민대표팀의 얼굴은 희망과 투쟁을 상징한다. 이번 프로젝트를 기획한 UNHCR 직원 줄리아나 루나씨는 “벽화가 난민문제 해결을 위한 영감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