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이 다시 파업으로 소용돌이치고 있다. 현대자동차 노조가 다시 부분파업에 돌입했고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3사 노조도 무기한 연대 파업을 예고했다. 노조의 하투(夏鬪)가 휴가 복귀 시점과 맞물려 재가열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지역경제와 협력업체에도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현대자동차 노조는 18일 오전 6시45분 출근하는 1조 근무자가 11시30분부터 오후 3시30분까지, 오후 3시30분부터 근무하는 2조 근무자도 오후 8시20분부터 다음 날 0시30분까지 4시간 파업을 강행했다. 올해 들어 10번째 파업이다. 17일에도 1·2조 근무자가 6시간씩 총 12시간 파업을 벌였다.
노사는 지난 5월부터 임금협상을 시작해 지난 16일까지 18차례 교섭했지만, 임금피크제 확대와 같은 쟁점사안에서 이견을 보이며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회사 측은 18차 임금협상에서 임금 1만4400원 인상, 성과급 250%+일시금 250만원 지급안을 내놓았으나 노조는 수용 불가 입장을 밝혔다.
현대차 측은 지금까지 이번 파업으로 차량 4만5000여대를 만들지 못해 8000여억원의 생산 차질이 예상된다고 추산했다.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3사 노조도 오는 31일 연대 총파업에 나선다. 조선 3사는 17일 울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1일 3사 총파업을 진행할 것”이라며 “하루 파업이 아니라 3사에서 구조조정을 중단하고 2016년도 임금협상을 타결할 때까지 하나가 돼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선 3사 노조는 사측이 구조조정을 철회할 때까지 파업하겠다는 배수진을 치고 나섰다. 마지막 히든카드를 꺼낸 셈이다. 다만 31일 전까지 사측이 전향적인 안을 내놓을 경우 파업 방침을 철회하겠다는 여운도 남겼다.
이들은 올해 2분기 흑자를 기록한 것을 이유로 내세워 구조조정을 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일방적인 분사 추진과 사내 복지 축소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파업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노사 모두에 전가될 것이며 수많은 협력사도 함께 피해자가 된다는 사실을 노조는 깊이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의 파업으로 협력업체와 소상공인들의 고통은 이만저만 아니다.
자동차 2차 협력업체의 한 관계자는 “현재 부분파업으로 공장 가동중단 등의 직접적인 피해는 없는 상태이지만 파업이 길어지거나 전면파업에 돌입하게 되면 파산하는 업체들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라고 걱정했다.
울산상의 관계자도 “수주 가뭄과 수출 부진으로 지역 주력산업의 실적이 악화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위기에서 노사의 대립은 기업 미래와 지역경제의 불확실성만 가중한다”며 상생을 촉구했다.
울산=조원일 기자, 강창욱 기자 wcho@kmib.co.kr 그래픽=이은지 기자
다시 파업 회오리… 울산 경제 긴장감이 커진다
입력 2016-08-18 18: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