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핵무기 추가 제작을 위한 플루토늄 재처리 사실을 공언함에 따라 우리 정부는 미·일 등 우방국과 함께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차원에서 대북 규탄 성명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나 이번에도 중국의 태도가 관건이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18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핵실험을 중단하지 않겠다면서 사용후 연료봉의 재처리와 농축우라늄의 핵무기 이용을 밝힌 건 안보리 결의의 명백한 위반”이라면서 “정부는 주요국 및 관련 국제기구들과 긴밀한 협력 하에 필요한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조 대변인은 “북한은 모든 핵 관련 행동을 즉각 중단하고 모든 핵프로그램을 포기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도 했다.
북한 원자력연구원은 지난 17일 핵무기 원료로 쓰이는 플루토늄을 생산 중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역시 핵무기 원료인 고농축우라늄(HEU) 추출도 이뤄지고 있으며 추가 핵실험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의 이런 움직임은 4차 핵실험 이후 취해진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도 핵개발을 포기할 생각이 없음을 재확인한 것이다. 핵탄두 소형화와 장거리 탄도미사일 개발 등 핵무기 운반능력을 고도화하는 동시에 핵무기 양도 함께 늘려 ‘핵보유국’ 주장을 더욱 굳히려는 의도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 핵능력을 다시 한 번 과시하려는 것으로 본다. 굳히기 차원”이라면서 “관련국에 알려 관심을 끌고 제재 무용론에 힘을 실어주려는 측면도 고려한 것 아닌가 한다”고 평가했다.
우리 정부는 미·일·호주 등 우방국과 함께 유엔 안보리 차원에서 북한의 행동을 규탄하는 언론성명이나 의장성명 도출을 추진할 전망이다. 북한이 실제 핵실험을 한 건 아니어서 제재 결의 논의가 이뤄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도 중국의 태도가 관건이다. 중국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 결정 이후 북한 잠수함 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과 중·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규탄 성명 채택을 저지해 왔다. 사드 배치를 둘러싸고 한·중은 여전히 팽팽한 평행선만 달리고 있어 중국이 이번에도 미온적인 반응을 보일 수도 있다.
다만 이번 사안에는 중국이 쉽게 반대 입장을 내지는 못할 것이란 관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중국 또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는 북한의 핵능력 고도화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北 “플루토늄 생산 중 핵실험 계속할 것”… 정부, 안보리 대북 규탄 추진
입력 2016-08-18 18:17